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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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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암울한 실적 시즌… 전망치 하향에 기대감도 ‘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4 16:16

CFD 미수채권 영향… 2분기 실적 40%↓

키움증권 CFD 충당금 반영 720억 손실

트레이딩 수익 줄고 부동산PF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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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시즌이 오는 25일 개막한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딜링룸.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시즌이 오는 25일 개막한다. 시장에서는 컨센서스(추정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 하반기 실적까지도 불안한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상장 증권사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총합은 9635억이다. 이는 지난 1분기(1조5872억원)과 비교해 39.29% 줄어든 수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들 증권사의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043억원 수준이었는데, 대폭 줄어들었다.

5개 상장 증권사 중 키움증권이 2분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939억원으로 지난 1분기(3889억원)대비 절반 수준이다. 지난 4월 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에서 시작된 하한가 사태로 CFD(차액결제거래) 미수채권이 발생한 영향이 크다.

CFD란 주식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만을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만약 CFD 투자자들이 손실액을 정산하지 못해 최종 미수 채권이 발생하면, 중개한 국내 증권사가 외국계 증권사에 대신 갚아주고, 회수 부담을 지닌다.

◇키움증권, CFD 충당금 720억 손실

올 1분기 키움증권의 CFD 거래금액은 1조원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의 2분기 기타손익이 CFD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72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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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2분기 컨센선스 표. 자료=에프앤가이드, 유안타증권


미래에셋증권도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44.35% 감소한 1788억원이다. 지난달 영업이익 컨센선스는 2590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 8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이 CJ CGV의 전환사채(CB) 2350억원 규모를 떠앉으면서다. 시장에서는 관련 물량 평가손실이 300~400억원 가량 반영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말 기준 2870억원에서 이달 들어 1885억원까지 낮아진 상태다. 5개 상장 증권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추정치, 8102억원)도 전분기 대비 40.73% 감소할 전망이다.


◇트레이딩 수익도 절반 이하 ‘뚝’

지난달 금리가 재차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식·채권 운용 및 각종 평가 손익이 반영되는 트레이딩 수익도 감소한 점도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부진의 이유다. KB증권은 5개 증권사 합산 트레이딩 수익은 전 분기 대비 79.3% 줄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의 CFD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은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CFD 충당금은 증권사별로 50억원에서 많게는 900억원까지 반영될 예정"이라며 "2분기 일회성으로 적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실적 회복세를 보이긴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가 부각되면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커진 탓이다. 충당금이란 받아야 할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파악한 손실액을 미리 장부에 반영하는 과목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30조3000억원)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8000억원 수준이다. 연체율은 업계 최고치인 15.88%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10.38%)과 비교해도 5.5%포인트 상승한 상황이다.

다만, 증시거래대금 증가와 기업공개(IPO)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주변자금이 늘어나고 있지만, 부동산 PF 리스크는 하반기 내내 실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하와 주택 미분양 감소까지 고려해 본다면 PF 시장의 회복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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