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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디지털 보험사들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신한EZ손해보험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현재 업계 전반에 성장세 정체가 지속되고 있어 이번 시도가 업계 내 새로운 새로운 원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EZ손보는 내년 ‘차세대 IT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는 대로 건강·질병보험 등 장기보험을 판매한다. 차세대 IT시스템은 B2C 등 고객을 대응하기 위해 고객·영업·제휴·연계 등 채널 접점을 강화한 어플리케이션이다.
신한EZ손보는 향후 가입자 신체에 발생하는 상해 등을 보상하는 ‘건강·질병보험’ 상품을 판매할 방침이다. 가입기간 3년 이상이며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높다. 회사는 현재까지 장기보험 부문에서 운전자보험만을 취급해 왔다.
아울러 미니보험 부문에서는 최근 카카오페이손보 등이 눈여겨보는 여행자보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이는 온라인 경로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MZ세대 고객 유치를 위해 고객DB(데이터베이스) 확보 차원으로 판매한다.
회사는 장기보험 상품 판매 확대를 위해 보험설계사 영업지원을 비롯해 장기보험 상품개발자 등 인력 확충에도 나선 상태다.
이는 이달 취임 1년 차를 맞은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가 소액단기보험에서 장기보험으로 보폭을 넓히겠다는 결단의 결과로 보인다. 디지털 보험사들은 성장성이 높은 반면 제한적인 상품 구조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EZ손보는 신한금융지주를 등 뒤에 두고 있는 강점을 활용해 자금력 등으로 타사 대비 차별적인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보험사는 일반적으로 ‘미니보험’이라 불리는 소액단기보험 위주의 상품만을 판매하는 곳이란 인식이 강하다. 인터넷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어서다. 디지털 보험사는 통신 판매 전문 보험사로서 고객으로부터 받는 보험료나 가입 건수 90% 이상을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경로로 모집하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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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디지털 손해보험사 적자 규모. 자료=각사 |
그러나 주로 미니보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탓에 업계는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앞서 디지털 보험사들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힘입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아왔지만 현재는 적자 늪에 빠진 상태다. 일반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은 5조4746억원으로 전년(4조3257억원) 대비 26.6% 늘었지만 디지털 손보사들은 이와 대조되는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해 7월 신한금융그룹의 자회사로 설립된 신한EZ손보는 지난해 순손실로 152억원을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9억원 적자를 보였다.
2019년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79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기준 순손실은 109억원을 나타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158억원 적자였다.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70%를 인수해 사명을 변경한 하나손해보험은 702억원 순손실을 보였다. 1분기에도 83억원의 순손실로 적자 행군을 지속하고 있다. 최초의 디지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9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는 장기보험 판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판매사들로부터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나 마케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 디지털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주행거리로 책정하는 상품이나 펫보험 등 소비자니즈를 고심한 신상품 개발을 통해 수익 증대를 모색하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장기인보험 판매사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성장세는 상품이든 마케팅이든 향후 세우는 전략이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자금만 투입되고 오히려 재무성 악화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디지털 손보에서도 장기보험이 정착하기 시작하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