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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 동양생명, 한화생명, 삼성생명.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경쟁적으로 판매에 열을 올리던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금융당국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생보업계는 보장성 상품 위주로 새로운 대체재를 대비해 왔지만 실적 급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단기납 종신보험(무·저해지)의 과도한 유지보너스 지급을 제한하는 등 상품구조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앞으로는 납입 완료 시 환급률이 100% 이내여야 하며 납입종료 후 제공하는 장기유지 보너스 지급도 금지된다. 금감원은 상품구조 개선을 위한 감독행정에 즉시 나서며, 판매 중인 상품은 8월 말까지 개정하게 할 방침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시 유족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보장성 보험으로, 납입기간을 5년 또는 7년으로 설정해 기존 상품보다 납입기간을 짧게 설정하는 등 원금 100% 도래 시점을 상대적으로 당긴 상품이다.
업계는 최근 손익 인식 시 계약 전 기간에 걸쳐 나눠 인식하는 국제회계기준 ‘IFRS17’의 도입을 계기로 보장성 보험상품을 늘리려는 분위기가 짙어진 상태다. IFRS17은 보험부채 중 보험계약마진(CSM)이 높을수록 내재된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데,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 상품 비중이 높을수록 CSM 비중이 높아진다.
최근 보험사들은 완납 시 환급률을 100% 이상으로 설정한 단기납 종신보험을 쏟아내며 보장성 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다. 일부 상품의 경우 납입기간 종료 후 계약 유지 보너스를 더해 10년 시점 환급률은 평균 보험료의 최대 110%대까지 지급했다. 단기 환급률을 강조한 탓에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오인식해 판매되는 사례도 빈번하게 나타났다.
단기납 종신은 생보사 종신보험 전체실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판매됐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한편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도 이를 통해 매출 증대를 이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2개 생보사의 지난 1분기 누적 종신보험 신계약 건수는 38만6856건으로 누적금액은 17조5448억 원에 달한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계약건수는 24.2%, 금액은 37.6% 늘었다.
그러나 보험사 수익성 악화 등을 우려한 당국의 이 같은 처사로 인해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의 급감이 불가피한 상태다. 금감원은 보험금 납입 종료 시점부터 해지가 급증할 경우 환급금 반환 등 생보사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관련 상품으로 실적 올리기에 매진했던 생보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미 IFRS17 적용에 따른 영향으로 1분기 대비 이익 감소가 확실해진 상황에서 올해 전체 실적 급감이 필연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동양생명 등 국내 3대 상장 생보사의 올해 2분기 예상 순이익 컨센서스(예상평균치) 합계는 6870억원가량이다. 지난 1분기 1조2200억원의 반 토막 수준이다.
업계는 금융 당국이 단기납 종신 판매 자제 등 관련 상품에 대한 제동을 예고해 온 만큼 어느 정도 대비책을 갖춰놨지만 종신 보험을 통해 이뤄 둔 만큼의 실적 유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 주력인 단기납 종신보험이 규제에 들어가며 향후 생보사 실적에 상당한 부담을 줄 요소인 것은 사실이다"며 "미리 예상했던 만큼 회사마다 기존 판매한 암이나 간병, 재해, 건강보험 등으로 어느 정도 보장성 상품에 대한 대비는 해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당 월보험료가 큰 상품들이 아니기에 실적이 이전보다는 조금 축소되는 형국"이라며 "건강보험도 종신만큼 금액이 크지 않고 변액보험도 장이 안 좋아서 실적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