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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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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제인 버킨과 버금가는 버킨백의 명성...리셀은 진행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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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으로 프랑스에 활동한 가수, 배우, 모델인 제인 버킨과 에르메스의 버킨백.코스모폴리탄 영문판

제인 버킨이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관련이 깊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제인 버킨의 죽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딴 에르메스의 가방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버킨백이다. 버킨백은 켈리백과 함께 에르메스의 성장을 이끄는 대표 제품이 됐다.

제인 버킨과 에르메스의 인연이 시작된 때는 1980년대다.

제인 버킨은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에어프랑스 비행기 안에서 당시 에르메스의 최고 경영자이던 장 루이 뒤마의 옆자리에 우연히 앉았다. 제인의 가방에는 넘칠 정도로 많은 물건이 담겨 쏟아졌고, 장 루이 뒤마는 주머니나 덮개가 있어야겠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 그녀에게 맞춤형의 가방을 디자인해줬다.

당시 그녀가 찍혔던 사진들을 보면 실제로 버킨은 덮개가 없는 큰 밀짚 바구니를 가방으로 들고 다녔다. 2020년 CNN스타일과의 인터뷰에서 버킨은 "나는 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했다"며 "여자들이 핸드백에 많은 물건을 넣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다"고 언급했다.

그렇게 버킨백은 1900년 에르메스가 출시했던 초기 가방 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1984년 2000달러에 출시됐다. 이어 국내외 배우들을 가리지 않고 여성들이 선망하는 가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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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버킨백.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

문제는 버킨백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에 비해 가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뉴욕의 네 여성들 이야기를 그린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SEX AND THE CITY)에서 극중 인물 사만다가 버킨백을 사려하자 5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을 듣는 장면에서 이와 같은 현실이 드러난다.

버킨백이 귀한 데에는 여러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에르메스가 한 해에 제작되는 켈리백과 버킨백의 양을 조절하는 탓도 있고 하나하나 물건을 손으로 만드는 장인정신을 발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구매 자체의 허들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가방을 판매한다거나 가구나 도자기, 식탁보 등 에르메스의 비주력 상품을 일정 금액 이상 사는 고객들에게 버킨백을 살 기회를 준다는 소문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버킨백은 리셀(재판매)이 더 활발히 이뤄지고 그 가격대도 높다.

그만큼 웃돈을 주고도 사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버킨백은 매장 밖에서 사는 것이 더 비싸다. 2022년 소더비 경매에서 버킨백 다이아몬드 히말라야 버전이 45만 달러(한화 5억)에 낙찰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2021년 버킨백 히말라야의 리셀가는 본래 소매 가격보다 200%가 더 많다는 뉴욕타임즈 보도가 있다.

현재 버킨백은 한정판 제품을 거래하는 플랫폼 ‘크림’에서 평균 3000만원 선에 거래되며 국내 명품 리셀 플랫폼 구구스 등에서도 2400만∼2300만원대에 팔린다. 백화점에서 출시되는 가격이 140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해 리셀가가 2배 이상 높다.

일부 버킨백은 4000만∼6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하면서 가격 결정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라 에르메스는 지난해 이 리셀을 막는 내용을 약관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권금주 기자 kjuit@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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