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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특히 당 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안조차 당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쳐 채택 불발되면서 혁신을 둘러싼 내부 갈등 조짐까지 나타나는 모습이다.
혁신위 1호 혁신안의 핵심은 당 국회의원 전원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하라는 요구사항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예정됐다가 폭우로 연기된 이낙연·이재명 두 전·현직 대표의 ‘명낙회동’이 다음주 다시 추진될 것으로 관측됐다.
당 안팎에선 이 ‘명낙회동’에 대해 당을 화합으로 이끌지, 아니면 갈등을 고조시킬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현역 의원과 혁신위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날 정책의원총회에서 "혁신위가 제안한 1호 쇄신안을 의총에서 추인해주길 바란다"며 "이 자리에서 정당한 영장청구에 대해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결의를 공식적으로 선언했으면 한다"고 호소했지만 결국 추인에 실패했다. 참석자 대다수가 찬성표를 던졌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검찰의 ‘정치탄압’ 구속영장 청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최근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현역의원 20여 명이 지목됐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피력하는 반대 의견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는 즉각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하루발리 재논의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1호 혁신안이 불발되면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불체포특권 포기는 이 대표가 자발적으로 두 차례나 제안한 쇄신안이라는 게 이유로 꼽혔다.
이 대표의 이런 결단은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두고 계속되는 ‘방탄 정당’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던진 정치적 승부수로 평가됐다.
민주당은 현재 여러 가지가 맞물려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당 혁신위가 동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비이재명(비명)계 사이에서는 분당설, 나아가 20명 탈당설까지 언급될 정도로 당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비명계로 꼽히는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 라디오에 출연해 ‘유쾌한 결별’ 발언 이후 불거진 분당설에 "그 정도 각오까지 하고 당이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유쾌한 결별 아니면 끝장 볼 수 있다는 그런 절박한 마음으로 임해야지 윤석열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의 실정에만 기대서 우리가 죽 쒀도 저기가 더 죽 쑨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 안주하고 안일하게 빠지면 국민들이 지지나 신뢰를 보내줄 수 있겠나"고 설명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3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계파 갈등과 관련 "때로는 도저히 뜻이 안 맞고 방향을 같이 할 수 없다면 유쾌한 결별도 각오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명 이상의 탈당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 의원이 당내 민심에 반하고 당에 해를 입히는 해당행위를 했다며 징계를 내렸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의 징계 결정에 대해서는 "너무 황당하다"며 "죽어라 공부하라고 했는데 왜 죽으라고 했냐고 하면 내가 뭐라고 하겠나. 본질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됐다"고 성토했다.
비명계 내에서도 당 지도부가 이견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포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조응천 의원도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동안의 정파적 이익에 공모하거나 강성 지지층에 영합하기 위해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려운 법안, 정책을 강행하고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 상식이나 보편적인 가치와는 동떨어진 언행 등으로 우리 당에 대한 국민적 신망을 저버리게 한 건 해당행위 아닌가. 그게 지금까지 누적돼서 우리 당이 힘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민주당 지도부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서는 국회 청문회를, 양평 고속도로 의혹에 대해서는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대여 투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중도층 이탈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