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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50년 주담대, 월 상환액 감소…가계대출 늘어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2 15:20

시중은행서 잇따라 출시

월 상환액 줄고 DSR 감소



총 이자 비용은 커져 주의

신규 차주들 선택지 될 수 있어

시중은행

▲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시중은행에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늘어나면 월 상환액이 줄어들어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낮아진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꿈틀대고 있는 가운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출시가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5일부터 주담대 상품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혼합형)의 대출기한을 50년으로 연장했다. 기존 대출기한인 40년보다 10년 더 늘린 것이다.

대출금리는 처음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다. 5년 경과 후 월중 신규 코픽스(COFIX) 6개월 기준금리에 따라 변동된다. 신청일 기준 만 39세 이하 청년(0.1%포인트), 농업인(0.1%포인트),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0.1%포인트) 등 최대 1.3%포인트의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만기 50년의 주택담보대출이 나오게 된 것은 지난해 6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대출 정상화 방안에 50년의 초장기 정책모기지를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 계기가 됐다. 금융위는 금리상승기 취약차주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상환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로 50년의 초장기 정책모기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같은 해 8월 50년 만기의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출시했다. 올해는 지난 1월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Sh수협은행, DGB대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시중 금융사에서 50년 만기의 주택담보대출을 잇따라 출시했다.

대출 만기가 50년으로 길어지면 월 상환액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낮아져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DSR은 차주의 연간 소득에서 각종 금융 부채의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현재 DSR은 차주별 40%를 적용하고 있다.

만약 4억원을 연 4.3%의 금리로 대출받았을 경우 40년 만기면 월 상환액이 174만7153원이다. 만기가 50년으로 늘어나면 월 상환액은 162만3130억원으로 감소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드는 만큼 차주의 DSR은 감소하며, 그 여유만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단 10년의 기간이 더 늘어나면 차주의 총 이자 비용은 커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주담대 만기가 늘어나면 초기에 내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주담대는 중도 상환하는 경우가 많아 만기까지 끌고 가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주담대를 계속 가져간다면 총 이자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50년 만기의 주택담보대출 출시가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지도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감소세를 보이던 가계대출은 최근 증가 전환하며 꿈틀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62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9000억원 늘었다. 잔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전월 대비 지난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2조3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선 후 5월(+4조2000억원)에 이어 석 달 연속 늘었다.

6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14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2020년 2월(+7조8000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다.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들어 2월(-3000억원)에 줄었다가 3월(+2조3000억원), 4월(+2조8000억원), 5월(+4조2000억원), 6월까지 4개월 연속 늘었다.

아직 주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출시가 곧바로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겠으나, 비용 부담이 큰 신규 차주들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고객 수요가 있는 만큼 은행들이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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