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성우창

suc@ekn.kr

성우창기자 기사모음




[브레이크 밟는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에 침묵하는 증권가… 주가하락 전망은 '쉿'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0 16:16

올해만 주가 785%↑...고평가 논란에도 두달째 리포트 '0건'

PER만 700배 달해... 상승 기대감에만 의지한 '밈 주식' 우려

공매도 나선 외국인들 '숏 스퀴즈'… 급락 가능성 커져

clip20230710152407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세에 금융투자업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업황 수혜로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실제 성과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됐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밈 주식’이 된 에코프로의 주가가 언제 급락할지 모른다는 의견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관련 대표주 에코프로의 주가는 전장 대비 1.53% 하락한 96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 이후 기준으로는 785% 가까이 급등한 수치며, 이날 일시적으로 장중 1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에코프로의 주가는 올해 2차전지 시장 호황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에는 미국 및 글로벌 대표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시 한번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연간 매출액 추정치는 전년 대비 80%, 영업이익은 55%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증가율은 무려 221%에 달한다.



◇"현주가 비논리적" 증권가도 관망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근 두 달째 에코프로에 대해 별다른 분석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에코프로의 주가 흐름을 비논리적이라고 보고 손을 뗀 것이다. 5월에 나온 가장 최근 리포트에서는 에코프로의 적정 주가를 45만원, 매도 의견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에코프로와 그 자회사의 실적 성장은 훌륭하지만, 이미 주가가 성과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요지였다.

clip20230710152623

▲10일 기준 최근 1년간 에코프로의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그러나 당시 매도 리포트가 나온 이후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해당 연구원을 집요하게 공격, 금감원 조사까지 이뤄진 사실이 알려진 이후 각 증권사가 에코프로에 대한 분석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에코프로의 주가가 이미 논리적인 영역에서 설명할 수 없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의해서만 오르는 ‘밈 주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에코프로의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한 추정 주가수익률(PER)은 700배를 넘어가고 있다. 또한 연초 이후 지난 5월까지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세를 이끈 것은 개인 투자자들로, 5개월에 걸쳐 2조원가량을 순매수한 바 있다. 동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에코프로를 순매도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에코프로에 대한 보고서를 내기가 부담스러워진 국면"이라며 "각 증권사가 매도 리포트를 내거나 아예 아무런 코멘트를 내놓지 않는 이유에 대해 투자자들도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숏스퀴즈… 급락 사전신호 해석

특히 최근 에코프로의 투자 주체에 변화가 생기면서 주가 급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지난 6월 이후 이달 7일까지 에코프로를 주로 사들인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들인데, 이에 에코프로의 주가 하락에 베팅해 공매도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일제히 ‘숏 스퀴즈’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숏 스퀴즈란 주가 하락을 기대했던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 상승 압박에 백기를 들고 발 빠르게 주식을 다시 매수하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로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액은 지난 3월경 1000억원, 5월 1조원을 넘겼으며 이달 5일 기준 1조2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코프로의 주가가 내려가지 않아 외국인이 ‘울며 겨자 먹기’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과거 밈 주식이었다가 공매도 세력의 숏 스퀴즈 후 주가가 급락한 독일의 폭스바겐, 미국 게임스탑 등 사례를 보면 에코프로의 주가도 언제 급락할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적이나 특별한 이슈 등 근거가 없이 주가가 올라가는 종목들의 경우 결국은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이라며 "천천히 하락하는 것이 아닌 급락하는 경우가 많고, 특별한 전조현상도 없다는 점을 투자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su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