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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바닥 찍었나···"하반기 반등 기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9 10:49

삼성전자 잠정 실적, 시장 예상치 상회
D램 생산량 축소로 인해 하반기 D램 공급, 수요 초과 전망
AI 특수로 고부가 가치 제품 HBM 수요 증가…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고객사에 공급 나서

100조 매출 반도체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4~6월) 실적에서 14년 만에 최악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시장 전망치를 2배 이상 상회하면서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인공지능(AI) 특수로 새로운 수요처가 창출된데다 하반기 메모리 감산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반등’이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의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도체 적자폭이 확대되지 않은 배경으로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늘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D램 가격이 현재 바닥을 통과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소폭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나섰고, 올해 4월에는 삼성전자도 감산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마이크론이 공급량을 더 줄이면서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황 반등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달을 기점으로 D램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의 마이크 하워드 D램 및 메모리 연구부문 부사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AI 시장 성장과 함께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올해 HBM 수요는 2억9000만기가바이트(GB)로 작년보다 60% 가까이 증가하고 내년에는 30% 더 성장할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HBM3가 AI 서버 시장에서 GPU에 통합되는 것이 주요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부가 제품인 HBM3 출하량을 올해 하반기부터 대폭 증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당 제품 글로벌 점유율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작년 기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AMD는 이달 차세대 GPU인 ‘MI300X’를 공개하며 이들 회사에서 HBM3를 공급받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현존 최고 용량인 24GB를 구현한 HBM3(4세대) 신제품을 개발해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세계 D램 제조사 중 HBM3를 양산하는 업체는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챗GPT에 탑재되는 엔비디아의 ‘A100’에는 SK하이닉스의 HBM2E가 탑재돼 있다. 차세대 엔비디아 GPU인 ‘H100’에도 SK하이닉스의 HBM3가 적용됐다. 또 최근에는 HBM3보다 성능·용량을 업그레이드한 HBM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 제품은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로부터 샘플 입고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올 2분기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를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적자 2조6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42% 증가하겠으나 영업적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추정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3 16GB와 12단 24GB 제품 샘플을 출하 중이다. 이미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HBM3의 양산 준비를 완료한 데 이어 시장이 요구하는 더 높은 성능과 용량의 차세대 HBM3P 제품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인텔의 슈퍼컴퓨터 오로라 프로젝트, 미국의 핵무기 연구소인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슈퍼 컴퓨터 ‘엘 캐피탄’에도 삼성전자의 HBM이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사장은 지난 5일 임직원과 진행한 ‘위톡’에서 "최근 (삼성의) HBM3 제품이 고객사들로부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삼성전자 HBM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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