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성우창

suc@ekn.kr

성우창기자 기사모음




상반기 10조 줍줍한 외국인, 반도체·전기차 담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4 15:14

기관·개인 순매도때 외국인 홀로 순매수로 상승 이끌어



삼전·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사들여...삼성SDI도 선택



하반기 관건은 환율 안정화... 中 경기 회복도 변수

2023070401000190700008771

▲여의도 증권가 일대.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10조원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6개월 동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현대차·기아 등 전기차 관련주를 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2차전지 셀 업체 삼성SDI, 가전·전장 부문의 LG전자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상반기 동안 15.21%, 코스닥 지수는 29.30% 상승했다. 작년 한 해 25% 이상 급락한 것과 비교되는 상승세다.

증시 회복의 주역은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 상반기 동안 기관(-4113억원)·개인(-1조9963억원) 투자자들은 순매도했지만, 외국인 홀로 10조517억원을 사들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작년 한 해 동안 11조원 이상 팔아치운 외국인이 글로벌 기준금리, 원·달러 환율 안정화와 함께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488.jpg


외국인이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가장 주목한 종목은 반도체 관련주였다. 외국인들은 6개월간 삼성전자를 12조789억원, SK하이닉스를 1조5332억원어치 사들였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최근 저점을 찍고 하반기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자, D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주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것은 전기차 관련주였다. 외국인은 상반기 동안 현대차(1조4305억원)·기아(6179억 원)를 각각 3번째, 6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라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아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 눈길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지난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올린 바 있으며, 현재 추정 주가수익률(PER)이 4~5배 수준에 머물러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차전지 셀 업체인 삼성SDI(8549억원)은 4번째로 많이 매수했다. 동기간 에코프로(-1조2006억원)·LG화학(-5029억원)·에코프로비엠(-4700억원)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은 외국인 순매도 상위권에 들었지만, 삼성SDI는 상반기 주가 상승 폭이 크지 않아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로웠다. 또한 삼성SDI는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군을 확보한 상태다.

외국인이 5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LG전자(6692억원)는 최근 2~4분기 호실적이 점쳐지며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부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한 반면,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가전·전장사업은 호조여서다. 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G전자의 전기차 사업 진출 루머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도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금투업계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금리 인하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단 올 연말 예정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가 폐지되는 것은 국내 증시 문턱을 낮추는 주요 호재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 외국인 순매수가 강해진 것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전체적으로 많이 올라와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이라며 "하반기 원화가 좀 더 빠르게 강해지고, 중국 경기가 안정을 찾는다면 외국인들이 좀 더 강하게 들어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u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