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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CJ CGV,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공시하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최근 유상증자를 실시한 SK스퀘어의 주가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사진=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지난 6월 CJ CGV,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공시하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을 위한 증자로써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유상증자를 실시한 SK스퀘어의 주가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앞선 두 회사와 달리 자회사 매각 과정에서의 절차였기 때문에 SK스퀘어의 주식 가치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는 지난 6월 21일 하루에만 21%가 급락했다. 코로나 이후 영화 티켓값 인상에 따른 관람객들의 외면으로 영화산업 전망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20일 공시된 유상증자 결정이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CJ CGV는 시설·운영·채무상환자금을 포함한 총 1조200억원어치를 유상증자하겠다고 공시했다.
뒤이은 6월 23일에는 SK 측에서 자회사 SK이노베이션에 대한 1조17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공시 직후 첫 거래일인 6월 26일에는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약 9% 하락했으며, SK의 주가도 4% 넘게 떨어졌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회사의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을 위한 유상증자였다.
유상증자는 현금이나 이에 상당하는 현물을 받고 주식을 늘리는 행위를 말한다. 우선 증자를 거치게 되면 늘어난 주식이 시중에 풀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회사의 운영자금이나 채무상환 목적이 유상증자 목적이라면, 시장에서는 해당 회사의 재무상태의 ‘적신호’로 해석해 악재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CJ CGV와 SK이노베이션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최근 지주사의 자회사 유상증자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계속되자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가장 최근 유상증자를 실시한 SK스퀘어의 주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달 28일 SK스퀘어는 손자회사 SK쉴더스에 대한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운영자금·채무상환을 위한 증자였다. 이 공시로 SK스퀘어의 주가는 지난 29일 한때 8%대까지 하락했지만, 곧장 회복해 -1.23%까지 낙폭을 줄였다.
심지어 6월 29일에는 자회사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에 대한 2조원 규모 유상증자 공시가 이어졌으나, 그다음 날 SK스퀘어의 주가는 0.00%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7월 첫 장인 이날은 오히려 3% 중반대 상승 마감했다. 앞서 유사한 사유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CJ CGV, SK이노베이션과는 딴판인 주가 흐름을 보인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CJ CGV, SK이노베이션과 SK스퀘어의 유상증자를 서로 다른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SK스퀘어는 자회사 SK쉴더스를 사모펀드 EQT에 쉴더스를 매각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설립한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가 SK쉴더스의 지분과 부채를 이전받을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는 약 2조원의 차입을 일으켜 SK쉴더스에 지급하는 대신 SK쉴더스 주식을 지급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SK스퀘어의 유상증자 공시는 쉴더스의 매각 및 부채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예정된 유상증자라는 면에서 재무상태의 불안을 반영한 다른 유상증자 이슈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금투업계 한 전문가는 "유상증자가 반드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상증자의 목적이나 증자방식에 따라 오히려 주가를 부양하는 호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이번 SK스퀘어 같은 사례도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가 이뤄진 배경과 관련 이슈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