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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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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종목 71%가 올해 증권사 리포트 0건…대형주 쏠림 심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2 10:42

코스닥 상장사 1850곳 중 1316곳 리포트 없어



투자자 관심 높고 규모 큰 종목 위주로 발행



한정된 애널리스트 수·비용 등 한계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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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증권사 리포트가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포트가 발행되지 않은 중소형주는 사실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일대.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코스닥 종목을 상대로 발행되는 증권사 리포트가 대부분 대형사 위주로 편중되어 있어 시총이 낮은 기업들의 투자정보다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서 리포트가 한 번도 발행되지 않은 종목은 전체의 70%에 달했다. 사실상 베일에 가려진 상장사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에 대한 자세한 전망이나 정보를 얻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상반기 증권사 리포트
(지난 1월2일~6월28일 기준)
분류비중
코스피72.3%(6385건)
코스닥27.7%(2451건)
자료=에프앤가이드


◇ 리포트 없으면 투자 정보 얻기 사실상 불가능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2일~6월2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에서 발행된 증권사 리포트 총 8836건 가운데 코스닥 기업 리포트 비중은 27.7%(2451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리포트 개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2094건)보다 17%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리포트(7610건) 가운데 코스닥 기업 리포트 비중은 27.5%(2094건)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 수로 따지면 코스닥 1850개 종목(스팩 포함) 가운데 534개 종목만 리포트가 1회 이상 나왔고 리포트가 단 1회도 나오지 않은 기업이 1316곳에 달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71.1%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리포트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없었음을 의미한다.

대형주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은 리포트가 나온 종목 1, 2위는 2차전지주인 엘앤에프(55건)와 에코프로비엠(52건)이 차지했다. 이밖에도 SM 엔터테인먼트(49건), 카카오게임즈(46건), 스튜디오드래곤(42건)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 상반기 코스닥 시장 증권사 리포트 발행 건수 TOP 5
종목명건수(건)
엘앤에프55
에코프로비엠52
에스엠49
카카오게임즈46
스튜디오드래곤42
자료=에프앤가이드


반면 상반기 증시 개장일 이후 123일 동안 중소형기업 185곳에 대해서는 단 1건의 리포트만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리포트는 애널리스트가 기업의 경영 활동 등을 토대로 작성한 기업분석보고서로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들이 리포트에서 제시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바탕으로 투자 유무를 결정하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종목에서도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형주에 대한 리포트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이 증권사 리포트 외에는 기업에 대한 상세한 투자 정보를 얻을 창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들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 건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 증권업계 "비용·인력 한정적… 불가피"

증권가에서는 대형주 위주의 리포트 발행은 현실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보고 있다. 증권사마다 애널리스트 인력이 한정적인 데다 리포트 발행 비용 등을 고려하면 수요가 높은 종목 위주로 리포트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10여년 전만 해도 애널리스트별로 특정 분야를 정해서 리포트를 작성했으나 최근에는 애널리스트 수가 감소하면서 한 사람이 여러 분야를 동시에 담당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한 분야에 집중할 수 없으니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대형주 위주로 분석하는 구조로 굳혀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중소형주 대상 리포트가 나오면 투자자들에게 훨씬 도움이 될 수 있을 텐데 사실상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은 비용 문제"라며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려면 리포트 발행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애널리스트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증권사의 자체적인 개선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이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시장의 관심이 낮은 중소형주보다는 투자자 수요에 맞춰서 대형주 위주로 리포트를 낼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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