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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올 상반기 상승세를 보였던 증권업종들이 2분기 들어서부터 실적 전망이 급격히 꺾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움직임으로 촉발된 유동성이 2분기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고, 차액결제거래(CFD)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잠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 PF 관련 제도 개선 추이를 본 후 투자 종목을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 KRX 증권 지수는 작년 말 대비 8.11% 오른 600.68을 기록했다. 동기간 15% 가량 상승한 코스피 지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대부분의 증권주 주가가 골고루 오름세를 보였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21개 증권 관련주 중 15개 증권주가 연초 대비 플러스(+)를 기록했다. 기장 많이 오른 종목은 유진투자증권(51.07%)이었다. 다올투자증권(22.14%)이 작년 하반기 부진과 4월 하한가 사태 후유증을 털어내며 그 뒤를 이었다. 자기자본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20.56%)도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외에 부국증권(18.73), 삼성증권(13.67%), 한화투자증권(10.85%), 한양증권(10.35%), 유안타증권(10.23%) 등 5개사가 10%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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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거래소 |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 2분기 실적부터 하반기에 이르기까지 업황 전망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미래에셋·한국금융지주·NH투자·삼성·키움증권 등 5개사의 2분기 실적 총합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각각 13.4%, 2.1% 증가했지만, 작년 악화됐던 증권업황 사정을 감안하면 ‘호실적’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장주’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분기 매출·영업익·순이익이 각각 16.0%, 19.4%, 29.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증권주의 ‘적신호’ 전망은 1분기 한창 유입되던 유동성이 2분기 도중 빠르게 빠져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도 4월 고점을 마지막으로 5월 약 18조원으로 31.8% 감소했다. 이 시기 미국 기준금리의 연내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고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의지가 확인됐으며, 6월 들어서는 활발하게 유입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제히 이탈하고 있다.
2분기 발생했던 두 건의 주가조작·하한가 사태도 큰 타격이다. 이 사건들로 인해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투심을 악화시킨 것은 물론, CFD 사업 불확실성이 떠오르며 이자 및 수수료 수익 감소 우려가 부각됐다. 특히 2015년 이후 증권사들의 성장 동력이던 부동산 PF 사업의 잠재 리스크가 여전하고 관련 실적이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이 업황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오는 하반기 있을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 거래대금 회복 및 부동산 PF 관련 제도 개선 추이를 본 후 투자할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PF 연착륙이 이뤄질 경우 선순위 중심 대출을 보유한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이뤄지고, 빠르게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CFD 관련 리스크도 2분기 실적에 반영,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최선호 종목으로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를 꼽았다. 실제로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각각 60.4%, 38.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경우 CFD 관련 불확실성이 2분기에 해소될 것이고 거래대금 증가 수혜가 향후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한국금융지주는 IB 실적 순영업수익 기여도가 커, 부동산 금융시장 재편에서 선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