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강석훈 산은 회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20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 "항공사 딜 결과가 3분기 정도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항공사 합병의 무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두 항공사의 합병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지금 합병 논의가 2년 이상 지속되고 있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얘기하기 조심스럽다. 무산 이후를 대비할 상황이 아니라 합병에 온 힘을 쏟아야 할 시기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월 EU(유럽연합) 경쟁당국을 직접 만나 합병의 필요성을 말씀드렸고, 미국의 법무부(DOJ)와도 만나 이 딜의 필요성을 얘기했다"며 "외교부, 산업부, 국토교통부 등에 지원을 요청해 정부부처에서 이 일에 관심을 갖고 도와줄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했다.
두 항공사의 합병 기간이 지속될 수록 피인수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합병 기간이 오래되면 경쟁력 저하가 올 수밖에 없는데 항공사 딜이 3분기 정도에는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2∼3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며 "항공기 수요가 코로나19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항공권 가격이 특수를 누리는 상황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이익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항공사 합병으로 슬랏(Slot)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에는 "항공사가 합병을 하게 되면 슬랏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슬랏 축소 양이 중요한 만큼 적게 축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MM 매각의 경우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회장은 "지난 4월에 매각자문사를 선정해 기업실사와 잠재매수사 물색, 최적의 거래구조 설계 등 매각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최종 결론이 확정될 것"이라며 "매각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을 태핑하고 있다"고 말했다.
KDB생명의 매각 가능성도 높게 봤다. 산은은 7월 KDB생명의 매각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그는 "KDB생명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 작업 일환으로 지난 5월 7%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결손금을 축소했으며, 산은이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해 가용자본 관리도 용이해졌다"며 "KDB생명의 운용자산수익률이 높아지고 있어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산은의 부산이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직원들 의견 수렴 없이 산은 부산이전이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열심히는 했으나 능력이 안된다고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강 회장은 "정부가 산은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본전 이전 추진에 대해 직원들과 어떻게 하면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까를 얘기하고 싶은데, 직원들은 이전을 하지 않는다고 얘기를 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제가 그런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직원들의 마음으로 열 수 있도록, 진솔하게 은행 미래를 얘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산은의 부산이전 추진 이후 산은 내부 직원들의 이탈이 심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금융공기업의 선호도 저하, 부산이전 이슈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이유라고 했다. 그는 "작년 기준 산은의 평균 임금이 시중은행 평균 임금보다 더 낮아졌다"며 "금융 공기업이 안정성은 있지만 직장의 매력도가 떨어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공기업의 조직문화가 MZ세대의 사고 관념에 잘 부합하지 않는 것 같은데 이는 금융공기업의 공통적인 현상인 것 같다"며 "산은은 부산이전 논의도 일정 부분 이탈을 가져오는 것 같다.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산은의 부산이전 후 산은 내 직원들 사이에서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방이전을 하게 되면 지방인재를 일정부분 뽑아야 해 기존 직원과 갈등이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데, 법령 사항이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등 합리적인 방향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노력해보겠다"고 했다.
강 회장은 입각설과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얘기한 적이 없다"며 "산은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