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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강석훈 산은 회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6월 취임한 후 지난 1년간 산은의 부산이전을 두고 직원들과 팽팽한 대립을 이어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산은의 부산이전을 강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만큼 산은 노동조합과 직원들은 장외 투쟁을 이어오면서 이를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강 회장은 취임 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매각에 성공하는 등 구조조정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산은의 부산이전이 블랙홀이 되면서 모든 이슈를 흡수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 취임부터 직원들 반발…대우조선 통매각은 성과
강 회장은 지난해 6월 7일 임명되며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출근 첫날부터 노조 반대는 거셌다. 산은의 부산이전이란 윤석열 대통령을 공약을 시행하기 위해 강 회장이 임명됐다고 본 만큼 부산이전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때까지 강 회장의 출근을 저지하겠다고 했다. 결국 강 회장이 노조 시위를 무릎 쓰고 출근에 성공했으나, 1년이 더 지난 지금도 임직원들의 시위는 지속되고 있다.
강 회장은 취임 이후 구조조정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던 쌍용차가 지난해 8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특히 23년 동안 숙제였던 대우조선 민영화에 성공했다. 대우조선은 HD현대에 인수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지난해 유럽연합(EU) 반대로 이조차 무산돼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이후 분리매각, 해외매각 등의 방안도 거론됐으나, 산은은 지난해 9월 한화그룹을 인수예정자로 선정하면서 대우조선의 통매각 절차를 빠르게 진행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5월 마침내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고 한화오션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았다.
강 회장은 산은의 구조조정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으나, 여전히 부산이전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산은 직원들의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 강 회장 "부산이전 이원화 얘기할 단계 아냐…산은 경쟁력 강화 최선"
부산이전의 경우 분리 이전 가능성이 나오면서 지방이전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은은 이달 말 ‘지방이전시 산은의 역량 강화방안 컨설팅’ 결과를 발표하는데, 컨설팅 결과에는 핵심 부서를 서울에 두는 이원화 방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부산에 기능을 이원화한 한국거래소와 같은 모델인 셈인데, 분리 이전이 이뤄진다면 산은의 기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에서 자신했던 지방이전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는 분리 이전을 실패 모델로 보고 있는 만큼 산은의 부산이전이 분리 이전으로 축소된다면 강 회장의 부담감은 커질 수 있다.
강 회장은 지난 7일 취임 1주년이 지난 20일에야 1주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부산이전이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메시지에 대해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이전 이원화에 대해 "컨설팅 막바지 단계에서 은행이 전부 이전하는 방안부터 일부 부서를 두고 이전하는 방안 등이 모두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명확히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정부가 산은에 기대하는 2가지 사항은 산은이 동남권의 산업을 다시 부흥시키고 대한민국의 경제 재도약을 이끌어 주는 것과 산은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이기에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해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라는 것"이라며 "산은 회장으로서 지방이전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수도권과 동남권을 두 축으로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이어 "본점 이전과정에서 산은 본연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조직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그 역할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