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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1000대 기업 지난해 매출 1993조원···‘1조클럽’ 258곳 역대 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01 14:28

CXO연구소 ‘1000대기업 매출 변동 현황 분석’

2021년 및 작년 국내 상장사 매출 TOP 10 리스트.

▲2021년 및 작년 국내 상장사 매출 TOP 10 리스트.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우리나라 100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총액이 1993조원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1조클럽’ 기업은 258곳이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996년~2022년 사이 27년 간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 현황 분석’ 결과를 1일 발표했다. 대상은 국내 상장사 중 매출 기준 상위 1000곳(금융업·지주사 포함)에 포함되는 기업이다. 매출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의 개별(별도) 재무제표 금액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기간은 지난 1996년 때부터 작년까지 27년 동안이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000대 상장사의 매출액은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1년 1734조원과 비교하면 1년 새 매출이 259조원(14.9%↑) 상승했다. 조사 대상 1000곳 중 825곳은 2021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성장했다.

우리나라 1000대 상장사 매출 규모를 주요 연도별로 살펴보면 1996년에는 390조원 수준으로 500조원에도 못 미쳤다. 매출 1000조원 시대를 처음으로 연 것은 지난 2008년(1197조원)에 이르러서다. 이후 1500조원을 넘긴 시점은 이로부터 10년이 흐른 지난 2018년(1537조원)에 와서다. 2018년 이후로 매출 2000조원 벽을 공식적으로 넘어서지는 못한 상황이다.

CXO연구소 측은 "올해 1분기 초반 경영 성적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 업종을 비롯해 석유화학, 철강, 정보통신, 제약 산업군 등의 매출 실적이 작년 동기간 대비 더 나빠진 상태여서 2023년 1000대 기업 매출 외형이 2000조원을 넘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매출과 관련해 가장 돋보인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이 211조8674억원으로 처음으로 200조원 벽을 넘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302조2313억원이다. 매출 300조원 시대도 처음 펼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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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는 매출 15조8745억원으로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에 이어 3위였다. 2002년 들어서야 삼성물산을 제치고 국내 매출 1위 자리에 처음 올랐다. 이때부터 지난해까지 21년 동안 국내 재계 왕좌 자리에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고 최고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2002년 매출 1위에 올라설 때만 해도 당시 회사 외형은 39조8131억원 수준이었다. 지난 2010년(112조 2494억원)에는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 시대로 진입했다. 2010년 이후 12년이 흐른 지난해에 매출 200조원을 넘어서며 회사 체격이 한 단계 점프했다.

지난해 1000대 기업 전체 매출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6%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1년(11.2%)보다는 다소 낮아진 수치다. 1000대 기업 내 삼성전자의 매출 영향력이 1년 새 0.9%포인트 정도 다소 하락한 셈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작년 기준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원이 넘는 ‘매출 1조 클럽’에는 258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2021년(229곳) 때보다 29곳이나 많아진 숫자다. 매출이 1조원 이상되는 기업 중에서도 38곳은 10조원이 넘는 매출 슈퍼기업군에 속했다. 매출 10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 숫자도 2021년 34곳에서 1년 새 4곳 더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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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매출 10조 클럽에 새로 합류한 기업으로는 △대한항공(8조7534억원→13조4127억원) △삼성증권(9조6651억원→13조1220억원) △LG에너지솔루션(8조3874억원→10조5817억원) △GS리테일(9조2742억원→10조5693억원) △동양생명(6조3475억원→10조2622억원)이 포함됐다. 반면 포스코홀딩스는 2021년 매출이 39조원대였지만, 기업 분할로 작년에는 8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작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258곳 중에서도 2021년 대비 2022년 매출이 1조원 넘게 증가한 곳은 46곳이었다. 46곳 중에서도 4곳은 1년 새 매출이 10조원 넘게 크게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올해 메리츠금융지주로 공식 편입된 메리츠증권의 매출 증가액이 가장 컸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56조1639억원인데 전년도 22조5947억원보다 1년 새 33조5691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 △한국가스공사(24조1450억원↑) △S-Oil(14조8132억원↑) △삼성전자(12조1227억원↑) 세 곳도 10조원 넘게 덩치가 커졌다.

작년에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곳 중에서는 엘앤에프가 9664억원에서 3조8862억원으로 매출이 302.1%나 크게 우상향했다. 이외 △메리츠증권(148.6%) △다올투자증권(142.9%) △세보엠이씨(139.6%) △에코프로비엠(129.6%) 등이 최근 1년 새 매출이 100% 넘게 증가했다.

최근 1년 새 국내 상장사 매출 톱10의 순위도 크게 요동쳤다. 작년 기준 매출 1~3위는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68조9515억원), 현대차(65조308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과 순위 변동이 없었다.

톱3와 달리 4~10위 간 자리싸움은 치열했다. 작년 상장사 매출 4위에는 메리츠증권이 꿰찼다. 2021년에 14위에서 1년 새 10계단이나 전진했다. 이어 △5위 한국가스공사(21년 13위) △6위 기아(5위) △7위 S-Oil(12위) △8위 SK하이닉스(4위) △9위 삼성생명(8위) △10위 현대모비스(11위) 순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난해는 시장 환경 자체가 좋아졌다기보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반적으로 원재료 가격 비용 등이 상승하는 가운데 제품 가격 등에 일부 반영되면서 매출 외형이 증가하는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는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초반 경영 실적이 좋지 않아 작년보다 매출 덩치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데 매출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이뤄내려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신사업 발굴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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