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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지난달 23일 새 사명으로 출항을 시작한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출항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노조리스크와 국제 소송 등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노조리스크의 경우 원청지회와 합의를 이끌어 냈으나, 하청지회와 여전히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말 해외 선주로부터 1조원대 국제 중재소송을 피소 당했다. 업계는 한화오션이 흑자 전환과 노조와 갈등 해소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뜻 밖의 부정적 리스크를 안게 됐다며 조속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외 선주인 엘릭슨해운과 아조리아해운·글로리나해운 등은 지난달 29일 싱가포르 국제중재재판소(SIAC)에 한화오션을 상대로 1조1599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액만 한화오션 자기자본 2조7450억원의 42.1%에 해당하는 액수다.
업계는 높은 부채비율과 만성 적자를 겪는 한화오션 입장에선, 예상 밖의 난관이 더해졌다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지난해엔 매출 4조8602억원, 영업손실 1조6136억원을 기록했으며, 마지막 실적을 발표한 지난 1분기엔 매출 1조4398억원, 영업손실 628억원을 거두며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으로) 이제 막 첫 발을 떼는 과정에서 국제 소송이라는 부정적 리스크를 안고 출발하게 된 셈"이라며 "국제 소송을 매듭 짓는 데엔 장시간이 소요된다. 하루 빨리 소송 관련 부분을 털어내야 향후 경영 정상화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오션은 "계약 내용에 따라 건조대금이 들어와야 하는데, 입금되지 않아 귀책 사유가 선주에게 있다"며 "이에 따라 당사는 계약서에 근거해 계약해지 절차를 진행했고, 선주가 협상력 강화 등을 위해 중재를 신청한 것으로 보이나, 당사는 계약서대로 절차를 진행했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 될 게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노조와 갈등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상태다. 원청 노조와 협의는 순조롭게 마무리 됐으나, 하청 노조 측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다. 현재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하청 노조는 올해 하청업체 기성금을 5~7% 인상했으나 임금 수준이 여전히 낮다며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다단계 하청고용을 중단하고 상용직 중심의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에도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거제 파업을 언급하며 노조리스크 해소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하청노조는 지난해 6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를 51일간 불법점거한 바 있다. 그 결과 선박 공정이 중단되면서 진수 작업이 미뤄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한화오션은 "원청이 하청노조와 일정부분 협의하라는 중노위 판정에 대한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며 "하청지회와의 협의는 법적 소송이 진행중인 사안으로 교섭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