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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왼쪽)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 취임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격주로 보자고 하지 않았나’라는 물음을 받고 "보려고 했는데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며칠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옆자리에 앉아 ‘얼굴 한 번 봅시다. 밥이라도 먹고 소주를 한잔하든지’라고 했더니 (이 대표가) ‘국민이 밥만 먹으면 안 좋아해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양당 대표가 만나 밥만 먹으면 국민이 안 좋아한다는 것인데, 이해가 안 된다"며 "만나면 이런저런 얘기도 나오고, 필요하면 구체적인 논의도 하니 밥이라도 먹으면서 얘기하자고 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날 만나는 것이 불편한 모양"이라고 부연했다.
김 대표 측은 김 대표가 지난 3월 취임 후 각종 행사에서 이 대표에게 여러 차례 식사 등 회동을 제안했음에도 이 대표가 거절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민주당도 국민의힘 당 대표실이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한 사실은 긍정했다. 그러나 ‘식사 형식’이 아닌 의제를 미리 정한 공개적 정책 회동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주당은 "대표실은 ‘단순한 식사보다 현안 의제를 정하고 여야 협치와 민생을 논의하는 실효성 있는 공개 정책 회동을 하자’는 취지로 회신했으나, 여당은 편하게 식사나 한번 하자는 입장을 견지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식사 제안을 거절했다는 김 대표 주장에도 "보여주기식 식사 회동보다 정책 대화를 하자는 취지의 기존 입장을 이 대표가 재차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 대표 취임 후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 "절차와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제안은 대통령실 쪽에서 거절해오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대신 민주당에서 비명계 박광온 원내대표가 취임한 이후 박 원내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했었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의 회동이 먼저"라며 제안을 거절했다. 이때 이 대표는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여러 사정으로 어렵다면, 박 원내대표와 만나는 것도 괘념치 않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 원내대표가 거듭 거절 의사를 표명하는 등 여야 지도자급 회동은 거듭 불발된 상황이다.
양쪽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로에게 비판의 날을 더욱 바짝 세울 전망인 만큼, 총선이 끝난 이후에야 정부 출범 후 첫 영수회담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