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
22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를 마친 연준은 기준금리를 4.75∼5.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여전히 강력해 연준은 이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었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의 파산 사태로 금융 불안이 계속되자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택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잡기와 금융 안정이란 두 목표를 절충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추가 긴축 가능성도 거론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상의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는 5.1%였다. 이는 직전인 지난해 12월 예상치와 같은 수준이며 당초 시장 전망보다는 낮지만 앞으로 한 차례의 베이비스텝이 더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이장은 "금리 인하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라며 "예상보다 금리를 더 높게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3월 FOMC 발표 이후에도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부분에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3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30분 기준,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7월에 금리가 4.5∼4.75%로 인하될 가능성이 46.4%로 가장 높다. 또 올해 연말에는 미국 금리가 4.25∼4.5%까지 내려갈 가능성과 4.0∼4.25%로 내려갈 가능성이 각각 31.9%, 30.6%의 확률로 반영되고 있다.
미국 채권시장 흐름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치고 있다. 이날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19.40bp 내린 3.980%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일대비 10.10bp 하락한 3.496%에 마감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앞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시장 참가자들의 채권 매수세가 집중된 것이다. 채권 가격은 국채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은행권 불안이 금융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연준의 판단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계속 은행 시스템 여건을 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은행 시스템의) 안전과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들(연준)은 은행 시스템의 혼란을 억제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것은 나쁜 결정이 될 것이란 리스크가 분명히 있다"고 꼬집었다.
미 브로커 업체 크루스앤드어소시에츠의 댄 멀홀랜드 금리 총괄은 "특정 부분에서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을 목격할 수 있다"며 "시장은 더 높은 금리가 다른 것들 마저 무너뜨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PGIM의 다리프 싱그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예금주들에 대한 명확한 지원책이 없어 중소 은행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여전히 높을 것"이라며 "은행 부문에서 실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크기와 지속성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올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의문이 든다"고 마켓워치에 밝혔다.
실제로 이날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금융 시장 불안과 관련,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blanket insurance)’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금융 시스템이 불안한 상황에서 실업률이 증가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잇따라 발생하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통화긴축 정책이 40년래 가장 공격적인 상황에서 긴축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것은 결과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것"이라며 "이는 경제와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증폭시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