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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매직’ 현대차그룹 글로벌 ‘빅3’ 첫 진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5 14:22

작년 글로벌 판매 첫 3위···GM·르노닛산 누르고 토요타·폭스바겐 추격
반도체 대란 속 ‘현명한 대처’ 주효···"미래차 시대 선도해야"

사진1_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순위 3위 자리를 꿰찼다. ‘반도체 대란’ 와중에도 공급망을 잘 관리하고 미국·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 ‘정의선 매직’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시장 판매 회복, 미래차 시대 선도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작년 전세계 시장에서 684만5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일본 토요타그룹(1048만3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은 3위다. 현대차그룹이 ‘빅3’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0년 포드를 제치고 5위를 차지한 후 12년 만에 기록을 새로 썼다.

통상 현대차그룹보다 생산·판매량이 많은 제너럴모터스(GM),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스텔란티스그룹 등이 공급망 관리에 실패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615만7000대, GM은 593만9000대, 스텔란티스그룹은 583만9000대를 파는 데 그쳤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은 2.7%다. 토요타(-0.1%), 폭스바겐(-1.1%), 르노-닛산(-14.1%), GM(-5.7%) 등은 모두 판매가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생산량 등을 조절하고 계열사에서 차량용 제품 생산에 발 빠르게 뛰어드는 등 반도체 대란 초기부터 이에 잘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순위는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0년만 해도 10위권에 불과했지만 미국, 유럽,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2010년부터는 포드를 누르고 ‘빅5’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공급망 이슈가 불거진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2020년 글로벌 판매 순위 4위에 처음 올랐고, 2021년에는 5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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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매직’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바꿔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단순히 준중형 세단 등을 많이 파는 양산차 업체였지만 고급·전동화 부문에서 일정 수준 성과를 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기 때문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 등은 전세계 주요 상이나 비교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정 회장이 진두지휘해 론칭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한국·미국을 중심으로 세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밸런스’를 찾아야 한다는 것은 정 회장이 당장 풀어야 할 숙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 10.8%로 ‘10% 고지’를 처음 넘었다. 유럽에서도 역대 최고 점유율(9.4%)을 기록했다.

다만 중국에서는 2017년 ‘사드 보복’ 사태 이후 실적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2010년대 중국에서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고속 성장했다. 2016년 현지 판매량이 114만2016대까지 치솟았지만 이듬해 78만5007대로 급감했다. 작년 판매는 25만9000대로 전년 대비 32.9% 감소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자국우선주의 정책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전기차,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부문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도 관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역대 최대 이익을 내며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라며 "러시아 시장 상황이 변하는 등 다양한 변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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