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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외이사, 올해도 '법조·교수' 선호 여전...'거물급'도 눈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09 17:48

'노동 전문가' 변호사부터 '판검사' 출신까지...법률 리스크 최소화



교수 출신도 많아, 다양한 전문성과 제도 변화 대응에 초점



국세청장·금투협회장 출신도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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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이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증권사들이 여전히 ‘법조인·교수’ 출신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 등 법률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전문성을 지닌 인사를 기용해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부 증권사는 전 국세청장,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 유명 고위인사 출신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박민표 변호사의 사외이사 재선임건을 오는 23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박 변호사는 과거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대검찰청 강력부장을 지낸 ‘검사 출신’이며, 지난 2020년부터 NH투자증권의 사외이사직을 맡았다. 메리츠증권도 양재선 법무법인 율촌 외국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한다. 양 변호사는 과거 한국시티은행 상무변호사를 지냈으며, 현재 메리츠자산운용 사외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주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주 변호사는 대우그룹 상임변호사, 노동부 자문변호사, 교육부 자문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위원장, 대한변호사협회 노무변호사회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는 ‘노동법 전문가’로 통한다.

이 밖에 대다수 증권사들이 법조 전문가를 사외이사에 올리고 있다. 이렇듯 증권사들이 법조인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해당 인사의 법률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만큼 증권사의 업무수행, 정책 방향성에 있어 법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판·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의 경우 증권사가 소송전에 휘말렸을 때 원활한 수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주 변호사의 선임 배경에 대해 "국내 노동법 분야에서 최고 권위 있는 변호사로서 해박한 법률지식과 경험을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의사판단, 사외이사로서의 윤리성 및 업무수행의 책임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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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법조인과 함께 교수 출신도 증권사들이 선호하는 사외이사 후보군이다. 증권사는 과거부터 사외이사직에 전·현직 교수를 선임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 교수가 사회에서 신망이 높은 직종인 만큼, 증권사가 추진하는 사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교수들이 각종 학회나 정책 위원회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아 제도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대신증권은 오는 24일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재선임하고 신규 감사위원으로 추천하기로 했다. 원 교수는 서울시립대 제8대 총장이자 한국조세연구원 제9대 원장을 지낸 세무 분야 전문가다. 삼성증권도 장범식 숭실대 총장 겸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중임하고 신규 감사위원으로 선임한다. 장 총장은 과거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위원회 등 증권 유관기관에 속한 경력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사외이사직에 있던 이젬마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를 중임한다. 이 교수는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알라바마주립대, 드폴대, 시튼홀대에서 재무학 교수직을 역임한 바 있다. 이 교수가 지난 2020년부터 미래에셋증권 사외이사직을 수행해 온 만큼, 누구보다 미래에셋증권의 재무 투명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인, 교수 외 거물급 인사들도 눈에 띈다. 대신증권은 신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한승희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을 올렸다. 한 고문은 제22대 국세청 청장을 역임한 이력을 보유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나재철 전 금융투자협회장을 사외이사·감사위원직에 신규 선임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필요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법조인이나 대학 교수들을 사외이사감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위 인사 출신들도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그 자리까지 올랐던 분들인 만큼 증권사의 원활한 사업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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