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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종금리 상향 강력 시사...고민 커지는 한국은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08 15:41

파월 의장 "최종금리 이전 전망보다 높을 수 있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열어둔 한은



금리 역전차 확대, 환율·물가 자극 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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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이 기존보다 더 높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의 강한 긴축 기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롬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플레이션율을 (연준 목표인) 2% 수준까지 낮추기 위한 과정은 멀고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며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공개된 점도표에서 연준 이사 대부분은 올해 말 금리 수준을 5∼5.5%로 전망했는데, 이보다 최종 금리 수준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당장 오는 21∼22일 열리는 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지난달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속도 조절에 나선 만큼 이달 FOMC에서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세가 더뎌 다시 긴축 속도를 높이며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며 현재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7번 연속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행렬이 멈춘 만큼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 한은은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시장 상황을 보며 판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경제 침체 우려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물가 경로를 보겠다"고 했다. 또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장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특히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 중국의 경기 회복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대외변수도 중요하다고 봤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연 4.5∼4.75%로 한국과 1.25%포인트 차이가 나는데, 미국 정책금리가 더 높아질 경우 금리 차는 역대 최대 폭으로 벌어질 수 있다. 미국이 이달 빅스텝을 밟는다면 한미간 금리 차는 단번에 1.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한은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기계적으로 따라가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큰 폭의 금리 격차가 지속될 경우 환율과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발생하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은 0.06%포인트 높아진다.

반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높일 경우 가계와 기업의 금융부담이 커지고 경제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다. 현재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높은 대출 금리를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 0.4% 감소하며 역성장했는데, 올해 1분기에도 역성장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미국이 최종금리 상향을 시사하면서 국고채 금리 상승과 함께 은행 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2일 기준 4.564%까지 올랐다가 7일 4.380%로 하락한 상태다. 국고채 금리와 시장금리 반등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은행의 대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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