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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이사회 역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는 사외이사 8명 가운데 2명을 교체하며 안정 속 소폭 변화를 택했다.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CEO가 교체되는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와 달리 하나금융은 지배구조상 이슈가 없고, 사외이사진의 역할과 책임론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적었던 만큼 전반적으로 다양한 전문가를 선임하는 쪽으로 균형을 모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하나금융, 사외이사 2인 신규 선임...기존 체제 유지 속 소폭 변화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원숙연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와 이준서 동국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사외이사 8명 가운데 백태승, 권숙교 이사는 자리에서 물러난다. 기존 사외이사인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박동문, 이강원 이사는 연임된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사외이사 임기는 2년 이내로 하되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지만, 6년을 초과해 재임할 수 없다. 하나금융 또는 자회사 등에서 사외이사로 9년을 초과해 재임할 수 없다. 3월 정기주총에서 연임되는 사외이사 가운데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사는 2018년 3월부터 재임 중이며, 이정원 이사와 박동문 이사는 각각 2019년 3월, 2021년 3월부터 선임됐다. 이강원 이사는 작년 3월 선임됐다.
하나금융 사외이사진의 전문 영역이 금융 및 경제, 글로벌, 법률, 사회 및 지배구조, 재무 등으로 다양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에 신규 선임되는 원숙연 이사는 대검찰청 양성평등정책위원회 위원, 기획재정부 재정운용전략위원회 민간위원, 한국거래소 비상임이사, 대법원 감사위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금융사 ESG 경영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준서 이사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국민연금 기금운용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 자금지원소위원회 위원 등을 거친 투자정책 전문가다. 기존 사외이사인 김홍진 이사와 허윤 이사는 경제 분야, 양동훈 이사는 회계 분야에 특화됐으며, 이정원 이사는 금융 전문가이고, 박동문 이사는 글로벌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강원 이사는 부산고등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 함영주 회장 체제 유지...이사회 전문성-역할 이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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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
이번 사외이사진 재정비는 금융당국이 최근 이사회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이사회가 은행의 경영전략, 내부통제, 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정책에 있어 최종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수행하는 점을 들어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건전한 지배구조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거듭 주문했다.
다만 하나금융의 경우 이번 주총에서 CEO 신규 선임 등의 이슈가 없고 하나금융 사외이사의 권한과 책임, 전문성 등에 대해서도 논란이 없었던 만큼 대부분의 이사진이 연임됐다. 하나금융 측은 "독립성 요건을 갖추고 금융, 경영, 경제, 재무 및 회계, 법률, 소비자보호 및 정보기술 등 관련 분야에서 충분한 실무 경험과 전문지식 등을 보유한 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며 "이번에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이달 정기주총 결의를 통해 선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행보는 신한금융, KB금융, 우리금융지주 등 이사회에 큰 변화를 준 경쟁사와 대비된다. 신한금융은 이윤재, 곽수근, 배훈, 성재호, 이용국, 진현덕, 최재붕, 윤재원 이사를 재추천했다. 박안순 이사는 임기만료 후 재선임 대상에서 제외됐고, 허용학 이사는 자진 사임했다. 기존 김조설 이사까지 포함하면 전체 사외이사 수는 12명에서 9명으로 줄어든다.
신한금융 측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외이사 인원이 타사에 비해 3, 4명 더 많았다"며 "앞으로는 각 이사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경영상 효율화를 도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7명 가운데 3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증권업 등 비은행부문 전문가다. KB금융은 3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고, 3명의 이사에 대해서는 중임을 결정했다. 전체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는 3명으로,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가장 높다. KB금융 측은 "유럽연합(EU)에서는 2026년 6월부터 사외이사 여성 비율이 40%를 넘도록 의무화했다"며 "이사회 전문성, 성별 다양성으로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