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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유 있는 어닝 쇼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이 경쟁사와 달리 무리하게 이익 방어에 나서지 않고 분산투자라는 철칙을 준수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도 고수익 상품 중심의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보험업 본업의 디지털 혁신을 이루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별도기준 순이익 5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59%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9.63% 감소한 764억원이었다.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은 598억원, 당기순손실 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변액보험 신계약이 감소한데다 지난해 금융업권 전반에 확산된 금리 경쟁으로 높은 금리를 찾아 자금이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영업지표인 연납화보험료(APE)는 3020억원으로 전년(9870억원) 대비 70% 감소했다. 변액보험 적립금은 11조1980억원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전년(13조9160억원) 대비 19.5%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작년 연간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경쟁사들과 달리 고금리 저축성보험 절판을 통한 이익 방어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장금리가 상승하자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은행을 통해 확정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를 확대했다. 주로 5년 만기 일시납 상품이며, 표면(적용)금리는 3.3~4.5% 수준이었다. 다만 해당 상품의 경우 향후 금리가 떨어지면 이차역마진으로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투자 환경이 우호적일 경우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린 보험사는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저축성보험 판매 전략은 회사의 경영적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생명은 분산투자, 중장기 수익 극대화 원칙과 올해부터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에 대비해 저축성보험보다는 종신보험, 암보험, 건강보험과 같은 보장성 상품에 주력했다. 이것이 곧 저축성보험 판매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는 역마진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수익성과 자본력에 부담요인"이라며 "미래에셋생명은 단기적인 이익 방어를 위해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도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수익 상품 중심의 영업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ALM(자산부채종합관리) 기반 안정적인 금융손익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디지털 혁신, 내부통제 점검 활동 강화를 통한 위험관리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25년 초격차 디지털 보험사 달성’을 목표로 디지털 및 IT 인력 30% 확대, 디지털플랫폼 업무 처리 비중 90% 확대 등을 추진한다.
미래에셋생명 측은 "올해는 디지털 혁신을 위해 IT 핵심 인재를 양성하고, AI 기반 고객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며 "IFRS17이 시행되는 첫 해인 만큼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