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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이달 들어 주춤하자 공매도 규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의 딜링룸.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이달 들어 주춤하자 공매도 규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큰 만큼 공매도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2469.73) 대비 18.52포인트(0.75%) 내린 2451.21에 마감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85억원, 2612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424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코스피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520억원으로 지난달 3730억원보다 800억원 가량 늘었다.
코스피 일일 공매도 거래대금(16일 기준)은 4274억원으로 연초(2854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15일에는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이 578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뒤 주식을 빌린 곳에 다시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을 빌리지 않는 무차입 공매도의 경우 불법으로 규정돼 처벌을 받는다.
공매도 거래대금의 증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달 외국인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3182억원으로 지난달(2517억원)보다 26.42% 늘어났다. 같은 기간 기관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13.86% 확대됐다. 반면, 개인 투자자 공매도는 23.46% 줄어들었다.
공매도 거래는 상승세를 이끌었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됐다. 한국거래소는 16일 SK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공매도 거래를 제한했다. 이들의 공매도 비중이 각각 18.29%, 20.82%에 달한다며 이들 종목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하면서다. 넷마블의 공매도 비중은 무려 41.29%에 달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큰 폭으로 올랐던 종목들도 공매도 투자의 타깃이다. 최근 휠라홀딩스와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SKC, 효성 등에 공매도 거래가 몰렸다.
최근에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에도 공매도가 몰리고 있다. 2월 들어 에스엠 공매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118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17억원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약 7배가 뛰어오른 셈이다. 에스엠의 지난해 공매도 평균 거래 규모는 27억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연초 증시 반등이 추세적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공매도 규모가 늘어날 여지가 크다고 봤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최근 3개월간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소비심리가 나아졌다"면서도 "다시 강도 높은 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으로 인플레 압력을 재차 높일 수 있어 호경기의 지속 가능성은 적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서 확인된 것처럼 물가 하락속도가 둔화하면 금리 인하 기대도 소멸될 수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가 2500선을 뚫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은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개선에 따라 리오프닝 및 경기 부양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소액주주를 등에 업은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커지고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진 점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줬고 주주환원율 제고는 한국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 완화와 연관됐는데, 이는 코스피 추가 상승 논리에 힘을 더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