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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가 작년 상장 폐지 후 약 세 달만에 코인원에 재상장됐다. 상장 직후 위믹스의 시세는 10배 넘게 급상승해, 상장 폐지 당시 큰 손해를 봤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일고 있다. 앞서 위믹스의 상장 폐지는 거래소 자율규제 공동 협의체 DAXA(닥사)의 결정에 의한 것이었던 만큼, 코인원의 이번 단독 상장으로 닥사의 권위와 정당성을 상실해 시장 신뢰에 또다시 흠집이 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위믹스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기준 위믹스는 2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상장폐지 무렵 190원대에 거래되던 것에 비해 약 1215.78%가량 급등한 것이다.
위믹스는 게임 개발사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암호화폐로, 지난해 거래소에 제출했던 유통량 계획과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어 신뢰성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닥사는 작년 10월 27일 위믹스를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했고, 동년 11월 24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공동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즉 이번 코인원 재상장은 상장 폐지 후 불과 3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번 위믹스 재상장으로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작년 말 닥사로부터 거래 정지가 발표된 직후, 위믹스의 시세는 대량 매도에 의해 70%가량 폭락한 바 있다. 그러던 중 채 석 달이 지나지 않아 주요 거래소에서 재상장이 이뤄지고 시세가 폭등한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투자자들에 대한 우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닥사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닥사는 투자자의 재산 및 업계 신뢰 보호를 위해 조직된 자율규제 협의체다. 그럼에도 과거 신뢰성 문제를 일으켜 퇴출당한 종목이 매우 이른 시기 시장에 돌아오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면 자율규제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닥사 및 코인원 측에서는 위믹스 상장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위믹스의 상장 폐지는 닥사 규정에 의한 공동 결정 사안이었지만, 이미 폐지된 암호화폐의 재상장은 각 거래소의 고유 권한이라는 것이다. 당시 문제가 됐던 위믹스의 유통량 정보 제공 오류 등은 심사 결과 완전히 해소된 걸로 확인됐다고도 덧붙였다.
코인원 관계자는 "닥사 규정상 소속된 원화마켓 거래소들에 공통 상장된 코인으로부터 이슈가 발생할 경우, 상장폐지 등 대응 방안을 공동 대응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그러나 재상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으며, 이번 상장은 코인원이 가진 프로세스에 맞게 심사한 결과 통과된 것"이라고 말했다.
닥사 관계자는 "내부나 외부에서 지적이 있다면 차후 논의를 통해 자체 규정 개선이 있을 것"라며 "아직 가상자산업계가 증권시장처럼 명확한 제도가 갖춰지지 않았다 보니 과도기적 혼선이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코인원 외 타 거래소에서의 재상장에 관해서는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위메이드 측에서도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과거 투자자에 대해 신뢰 훼손을 일으켰던 암호화폐인데다, 이번 코인원 재상장 결정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가 오는 3월 중 위믹스 투자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어, 당일에 이르기까지 점차 더 많은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장 대표는 지난 15일 위메이드 IR 질의응답 자리에서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에 대한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위메이드의 한 관계자는 "작년 문제가 됐던 이슈는 완전히 해결된 상황"이라며 "타 거래소에 추가 상장 추진 여부는 현재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