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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은행권에서 4%대 정기예금 금리도 사라지고 있다. 금리 인하가 지속되면서 은행에 맡겨뒀던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39개 단리를 적용하는 정기예금 중 1년 만기 기준 기본 4%대 금리를 주는 상품은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이 유일하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1년 만기 이상 상품에 대해 4%의 기본금리를 제공한다.
39개 정기예금 중 33개 상품이 예치시 3%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이 3.9%, 안녕, 독도야예금은 3.81%의 금리를 각각 준다.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은 3.8%의 기본금리를 적용한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곳은 우리은행으로 원플러스예금이 3.62%의 금리를 적용한다. 이 상품은 지난해 11월 금리가 5%를 넘어서기도 했다가 3%대로 떨어졌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은 예치시 3.5%의 금리를 준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3.48%,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은 3.4%의 금리를 적용하며 기준금리(3.5%)를 밑도는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달만 해도 은행권에서 4% 중반의 금리를 주는 상품이 눈에 띄었지만 한 달 새 이마저도 사라졌다.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7개의 상품이 4%대의 금리를 주는데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을 제외하면 모두 우대조건이 있기 때문에 모든 금리를 받기가 쉽지 않다.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요청에 더해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금리 산출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의 금리는 지난달 초 4%대에서 이달 3일에는 3.541%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후 조금씩 올라 15일 기준 3.707%의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돼 있다.
정기예금 금리 인하로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은행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 1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25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1866억원 줄었다. 전월인 지난해 12월 한 달간 8조8620억원의 잔액이 감소했는데, 두 달 동안 정기예금 잔액 약 15조원이 은행에서 빠져나갔다.
기준금리 정점론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금리 하락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월 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는 신규취급액 기준 3.82%로 전월 대비 0.47%포인트나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반영하는데, 수신금리가 빠르게 낮아지며 3%대로 떨어졌다.
단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나서 은행의 예대금리차 확대를 지적하고 있어 수신금리 하락이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은행들의 이자장사 비판은 더욱 거세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금융당국은 5대 은행의 독과점 체제의 폐해가 과도한 예대마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