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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내정자.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다음달 임종룡 회장 취임을 전후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사외이사진에 대규모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는 이번주부터 주요 계열사 CEO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며 그룹 인사 전반은 물론 향후 운영 방안 등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 임 내정자, 내정 후 첫 계열사 CEO 업무보고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전날부터 이달 20일까지 우리금융 본사 인근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우리금융 계열사 CEO와 만나 업무보고 및 면담을 진행한다. 업무보고 첫날인 15일에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사장 등 4명의 CEO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어 이날(16일)은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CEO와 만나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자리에는 임 내정자와 각 CEO, 주요 임원 등이 배석했다.
이번 보고는 임 내정자가 이달 3일 내정 이후 처음으로 계열사 CEO들과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무보고에 참석한 우리금융 고위급 인사는 "이미 (임 내정자가) 우리금융은 물론 계열사 업무, 현안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었다"며 "격식 있고, 정형화된 보고가 아니라 계열사 CEO와 내정자가 편안하게 대화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관건은 임 내정자가 자회사 CEO 인사를 언제, 어느 폭으로 단행할 지 여부다. 우리금융 14개 자회사 가운데 우리캐피탈, 우리종금, 우리자산신탁 등 9곳의 CEO 임기가 이미 만료됐다. 임 내정자는 다음달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우리금융 회장에 공식 선임된다. 임 내정자는 계열사 CEO와의 면담을 끝내고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께는 CEO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중 우리종금의 경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기 때문에 이달 28일 이사회에서 차기 CEO 후보를 결의해야 한다. 이 절차가 마무리돼야지만 다음달 말 정기주총에서 차기 CEO를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손 회장과 호흡맞춘 사외이사진...연임보다 교체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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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9개 자회사 CEO 외에도 아직 임기가 남은 다른 자회사 CEO 역시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 내정자의 의중에 따라 자회사 CEO 간에 일부 이동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이원덕 우리은행장이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이 행장의 거취에 따라 계열사 CEO 인선의 폭과 규모가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행장은 작년 3월 취임해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되나, 그룹의 사실상 2인자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이 행장은 손태승 회장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인물인데다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임 내정자와 경쟁 구도에 있었다는 점도 변수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가 손태승 회장 체제에서 임 내정자 체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주시하고 있다. 임 내정자가 재임 기간 호흡을 맞출 CEO를 발탁하는 과정에서 손 회장의 의견도 일부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내정자가 금융 전문가로 금융권 안팎에서도 평이 좋은 만큼 우리금융이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계열사 CEO 인선과 함께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에도 대폭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 사외이사의 임기는 다음달 정기주총까지다. 이들 사외이사는 우리금융 지주사 재출범일인 2019년 1월 11일부터 현재까지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우리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6년 이상 재직할 수 없기 때문에 원칙상 이들 사외이사 모두 연임은 가능하다. 다만 이들 이사진의 경우 손 회장 재임기간 함께 한 이사로 사모펀드 사태 등 각종 사고에 대해 감독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연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회사 CEO 인사는 임원 인사와 맞물린 만큼 (임 내정자가) 빠르게 인사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사외이사는 금융권 전반적으로 현 정권 출범에 기여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하마평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