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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열풍' 따라 회사채 ETF 순항...美 물가라는 '암초' 만났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15 17:34

올해 개인 채권 순매수액 4조...기타금융채, 회사채 인기 높아



회사채 중심으로 채권형 ETF 순유입 증가...보수 인하 움직임도



간밤 미국 CPI 쇼크 '걸림돌'...이미 美 회사채ETF 자금 유출 시작

채권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자,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현재 금리가 정점을 찍은 만큼 채권 가격도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국고채 등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보다 비교적 금리가 높은 회사채 등의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1월 미국 물가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곧 회사채 ETF의 인기도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4조165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은 작년 9월 3조원 규모로 채권을 사들인 이후 10월 2조3135억원, 11월 2조2491억원, 12월 1조6094억원으로 매수세가 잦아드는 듯했지만, 다시 투자액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도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채권 매수 열풍을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은 국고채 등 신용도가 높은 채권의 금리 수준이 이전보다 낮아지자, 신용도가 더 낮은 회사채, 기타금융채로도 시선을 돌리고 있다. 올해 장외시장에서 개인들의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카드사, 증권사, 캐피탈사 등이 발행한 기타금융채가 1조558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회사채(1조2102억원), 국채(9502억원), 은행채(2409억원)이 뒤를 이었다.

채권형 ETF 투자 열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달 13일 기준 국내 채권형 ETF의 총 순자산총액(AUM)은 14조5981억원이었는데, 지난 연말(12조5622억원) 대비 16.21% 증가했다. 동기간 전체 ETF AUM 증가 폭(13.77%)을 상회한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채권형 ETF 규모가 가장 컸으며(6조6013억원), 신한자산운용의 채권형 ETF 규모가 급격히 성장한 것으로(163.14%) 나타났다.

특히 신용등급 AA- 이상 회사채에 투자하는 ETF가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정보제공업체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가장 많은 현금이 유입된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IS종합채권(AA-이상)액티브ETF’으로, 3325억원이 몰렸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ETF’(3254억원), ‘KODEX 23-12은행채(AA+이상)액티브ETF’(3227억원) 순이었는데, 고신용 채권 ETF에 대한 수요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자산운용사들도 채권형 ETF의 보수를 낮추며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이날 KB자산운용은 ‘KBSTAR KIS종합채권(A-이상)액티브ETF’의 총보수를 연 0.012%로 인하했는데, 이는 국내 상장된 676개 ETF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 회사채 선호 심리가 곧 다시 사그라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편에서는 회사채 선호 심리가 조만간 식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간밤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해, 미 연준의 고금리 정책 장기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1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4%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월(6.5%)보단 낮아졌지만, 시장 예상치(6.2%)보단 높았다.

실제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08%포인트가량 오른 4.621% 근방에서 거래됐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05%포인트가량 상승한 3.755%를 나타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6주 만에 회사채 ETF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며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글로벌 ETF 시장에서 국채 ETF에는 자금이 유입됐지만, 회사채 ETF에서 자금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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