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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연체율과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축소했던 혜택을 부활시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 안정과 금융당국의 압박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국내 주요 5개 카드사의 30일 이상 평균 연체율(지난해 기준)은 1.01%로 전년 0.82% 대비 23% 넘게 늘어났다.
실적발표를 마친 카드사 5곳 중 삼성카드(0.9%→0.9%)를 제외한 4곳의 연체율이 1년 전보다 높아지기도 했다. 가장 높은 연체율 상승폭을 기록한 곳은 우리카드였다. 지난해 말 우리카드 연체율은 1.21%로 전년 0.66%보다 0.55%포인트(p) 올랐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연체율이 1.04%로 전년 0.8% 대비 0.2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0.82%에서 0.92%로, 하나카드는 0.93%에서 0.98%로 각각 0.1%p, 0.05%p 늘어났다.
리볼빙 잔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리볼빙 잔액은 7조3539억7800만원으로 2021년 말 6조1448억9400만원과 비교하면 19.68%나 급증했다.
리볼빙이란 카드나 현금서비스 대금을 약정된 결제일에 전액 납부하기 어려울 때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리볼빙 잔액은 연체율에 잡히진 않으나 연체와 마찬가지로 본다.
이런 상황에서도 카드사들은 그간 줄여왔던 무이자 할부 혜택 등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마트(2월 22일까지), 홈플러스(2월 28일까지)에서 특정 가전제품 구매시 최대 3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는 중이다.
KB국민카드는 오는 28일까지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에서 2~3개월 무이자, 6·10·12개월 부분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카드도 28일까지 전 가맹점에서 최대 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진행한다. 항공·여행·가전 부문에서는 최대 5개월, 온라인쇼핑몰에서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다.
현대카드도 다음달 31일까지 대학·대학원 등록금을 5만원 이상 납부 시 최대 3개월의 무이자 혜택을 준다. 최대 12개월의 부분 무이자(1~5회차 수수료 고객 부담) 할부 혜택도 제공한다. 5만원 이상 세금 납부 시에도 최대 3개월의 무이자를 제공한다.
카드사들이 혜택을 되살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전채 금리가 내리면서다. 여전채 AA+ 등급 3년물 민평금리는 4.092%를 기록, 전월 대비 0.996%포인트 하락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6.088%까지 오르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여신전문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는 카드사 마케팅 혜택과 장·단기대출 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서비스 중단 및 축소에 대한 우려를 표한 점도 혜택 부활의 이유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신용도와 연체 이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카드 이용 한도와 무이자 할부를 축소한 것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무이자 등은 이벤트성 혜택으로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체율 등 각종 부실위험이 커지면서 카드사 실적 감소세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안정화되긴 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카드사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여전히 조달 비용 부담이 큰 만큼 단발성 이벤트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