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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마켓] 현대차·기아, 딜레마 딛고 '중국 모멘텀' 살릴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15 09:53

현대차·기아,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 상향...'공급 정상화 중'



중국 공략 어렵지만 최대 시장 포기 불가...'중국 딜레마'



고급화 전략으로 브랜드력 강화 시도 "반등 노린다"

현대차

▲현대차 양재동 본사.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최근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시작한 가운데, 올해 현대차·기아가 중국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현대차·기아의 생산량이 회복되고 글로벌 판매량이 성장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의 특성, 지정학적 요인으로 적극적인 판매 전략을 펼치기 어려워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 중국이 여전한 글로벌 최대 규모 시장인 만큼, 현대차그룹은 ‘고급화 전략’을 통해 브랜드력을 강화, 판매량 확대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의 주가는 전장 대비 1.22% 오른 17만3700원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10.64% 올랐으며, 52주 최저가였던 작년 12월 29일(15만1000원)에 비하면 약 15% 상승했다. 기아 역시 0.41% 오른 7만3500원을 기록했는데, 연초 이후 19.51% 급등했다.

올해 현대차·기아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주가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작년 4분기 글로벌 판매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고, 지난 1월 글로벌 도매 판매량도 전년 대비 각각 8.4%, 9% 늘어 공급 정상화 및 재고 회복이 순조롭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목표 도매 판매 대수를 작년 대비 9.6% 증가한 432만대, 기아는 10.3% 증가한 320만대를 제시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3년간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악재였던 부품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올해 해소되며 생산이 정상화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생산 정상화는 판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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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현대차 주가 추이.


이 가운데 최근 코로나 리오프닝을 시작한 중국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딜레마에 휩싸였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를 밑돌고 있는 데다, 친환경차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자국 브랜드 강화 기조를 내세우고 있어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 실제로 작년 4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전년 대비 8.1% 증가했는데, 중국 시장을 제외했을 경우 1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기간 중국 시장 도매 판매량이 24% 감소한 영향이다.

주요 시장인 미국의 시선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작년부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과 관련한 이슈가 계속되고 있던 차에, 최근 ‘정찰 풍선’ 사건으로 미국-중국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정학적 이슈로 중국 내 적극적인 생산·판매 전략을 펼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폭스바겐, 벤츠 등 경쟁사 최고경영진들이 중국 출장을 가고 있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현시점에서 중국 시장을 함부로 홀대할 수도 없다.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차 시장이며, 전 세계 친환경 자동차 절반이 판매된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법인은 국영기업과의 합작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만에 하나 시장에서 밀려날 경우 재진입하기 매우 어렵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고급화 전략’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활로를 찾고 있다. 중국업체의 기술력이 따라오지 못하고 외제차 프리미엄을 갖춘 제네시스 등 고가형 차량을 중심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제네시스의 중국 내 판매 단가를 높인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에서 30만6000대를 도매 판매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는 전년 대비 20.5% 증가한 수치이자 글로벌 권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여전히 중국 시장에 크게 신경쓰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쪽 사업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차종 라인업이나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며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강력한 지위를 가지고 있는 애플처럼, 중국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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