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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과 비은행 비슷...하나금융, '수익구조 다변화' 고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13 16:13

작년 순이익 3조6257억원, 사상 최대 실적

금융지주 순이익 3위...하나銀 '1위' 등극



비은행 기여도는 20% 하회, 우리금융과 유사

외환銀 인수 기억...중장기 M&A 전략 고심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하나은행의 선전에 힘입어 비은행 부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KB금융, 신한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사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보험을 비롯한 인수합병(M&A) 전략이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금융지주가 지금과 같은 위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거 외환은행 인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올해부터는 함영주 회장 주도 아래 비은행 인수를 위한 물밑 작업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하나銀, 4대 은행 중 순이익 1위…그룹 최대실적 견인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3조625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로는 3%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 중 하나은행이 전년 대비 23% 성장한 3조169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하나은행은 신한은행(3조457억원), KB국민은행(2조9960억원), 우리은행(2조9198억원)을 가뿐하게 제치고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 순이익 1위에 올랐다.

하나은행 측은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 은행의 핵심 사업역량이 상호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수익 기반이 다변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전체로 봐도 외환매매익과 수출입 등 외환수수료 증가가 단연 눈에 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외환매매익은 5161억원, 수출입 등 외환수수료는 2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46.7%, 37% 급증했다.

이렇듯 하나은행의 고무적인 성장에도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하나금융지주의 중장기 과제로 남게 됐다.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분 기여도는 2017년 20.8%에서 2020년 34.3%, 2021년 35.7%로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작년에는 19.9%로 20%대를 하회했다. 비은행 비중만 보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비은행 16.1%)과 비슷한 규모다.

이는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하나캐피탈(2983억원·9.7%↑)을 제외하고 대부분 관계사들의 실적이 역성장 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간 하나금융 비은행부문의 기둥 역할을 했던 하나증권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75% 감소한 것이 그룹 전체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나카드 역시 지난해 순이익이 23.4% 줄어든 1920억원에 그쳤다.

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 비은행부분 기여도.(자료=하나금융)


◇ 우량 매물 기다리는 하나금융…M&A 물밑 작업 계속


업계 안팎에서는 하나금융이 M&A를 통해 취약한 비은행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이 신한, KB에 이은 금융그룹 3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12년 외환은행 인수와 함께 함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 온 업의 경쟁력 강화, 기업금융 및 외국환 역량 강화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즉 하나금융 내부적으로도 M&A에 대한 DNA가 여전히 살아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언제든지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과거 리테일 기반의 하나은행이 기업금융, 외국환 거래 강자인 외환은행과 통합되면서 그룹의 전체 규모가 커졌다"며 "하나금융 입장에서 비이자이익, 비은행 비중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가치이고 전략이나 이것이 현재 상황에서 절대적인 최선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재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금융사 가운데 하나금융이 전사적으로 힘을 쏟을 만큼의 매력적인 회사가 없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하나금융이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무리해서 M&A를 추진하기보다는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최적의 매물이 나올 때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양재혁 하나금융 그룹전략총괄(CSO)은 최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경쟁사에 비해 비은행 부문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디지털, 글로벌 등 주요 사업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M&A와 투자, 신사업 진출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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