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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비은행 과제’ 더 선명해졌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09 16:01

우리금융 작년 연간 순이익 가운데 우리銀 비중 84% 달해



신한, KB 등 은행-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 균형 대조적



우리금융 자회사 CEO 인사 단행, 비은행 강화 해법 모색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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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취임 직후부터 비은행부문 강화라는 커다란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수익의 상당 부문이 우리은행에서 나왔던 만큼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비은행 강화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평가다. 


◇ 우리금융, 전체 순이익 84%가 우리은행...비은행 계열사 ‘미미’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연결 기준 3조169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22.47% 증가한 수치이자 사상 최대 실적이다.

다만 세부 내용을 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작년 연간 순이익 가운데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2조9198억원으로 83.9%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합계는 5615억원으로 전체 순이익 중 16.1%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그룹 내 비이자이익은 2021년 1조3580억원에서 지난해 1조1490억원으로 15% 감소한 반면 이자이익은 24.5% 증가한 8조697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기업대출이 158조원으로 전년 대비 7.6% 성장한 것이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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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별 당기순이익 비중.(자료=우리금융)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이후 M&A를 통해 비은행 계열사를 꾸준히 늘렸지만, 여전히 우리은행의 뒤를 이을 간판 비은행 계열사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우리카드는 작년 순이익이 2044억원에 그쳤다. 우리금융캐피탈(1833억원), 우리종합금융(918억원), 우리자산신탁(603억원) 등도 여전히 존재감이 약하다.

우리금융과 달리 신한금융, KB금융은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증권수탁수수료 감소로 증권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이를 보험, 카드, 캐피탈 등 다른 비은행 계열사가 상쇄하면서 은행과 비은행 간에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했다.

일례로 신한지주는 지난해 4조642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 중 은행과 비은행부문이 각각 61%, 39%를 차지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연간 비은행부문 수수료이익 비중이 66.7%로 전년(67%)과 유사했다. 과거에는 신한금융, KB금융 역시 전체 수익 가운데 대부분이 은행 중심이었고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는 보조 역할에 그쳤는데, 이제는 비은행 비중이 커지면서 은행과 비은행 간에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 임종룡 내정자, 자회사 CEO 인사 및 비은행 강화 해법 모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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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임종룡 회장 내정자가 다음달 취임 직후부터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14개 자회사 가운데 우리카드를 비롯해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우리카드, 우리자산신탁 등 9곳의 CEO 임기가 만료된 만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계열사 CEO 인선을 마무리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증권사 등 M&A 역시 다각도로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내정자가 취임 이후 해결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M&A를 포함한 비은행 역량 강화"라며 "임 내정자는 조직 관리뿐만 아니라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우리금융을 다른 지주사와 대등한 규모로 키우는 것이 중차대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임 내정자가 우리금융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출신인 만큼 자회사 CEO 인사 규모나 폭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우리금융 한 관계자는 "임 내정자가 외부 인사를 계열사 CEO로 발탁할지, 혹은 기존 CEO를 유임시킬지 등을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선임되는 계열사 CEO는 (임 내정자 취임 직후) 손발을 맞출 인물들인 만큼 인사 시기보다는 대상자를 선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는 회사의 계속된 숙원"이라며 "임 내정자도 손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수익원 다변화,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연속성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 내정자는 이날 오전 중구 회현동 우리금융 본사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박봉수 우리금융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임 내정자와 박 위원장은 향후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한편 성숙한 노사 관계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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