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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 경영권 분쟁에 주주 '함박웃음'...투자시 유의점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08 17:16

카카오, SM 2대주주 취임에 이수만 측 반발...법적 대응 예고



주총 대비한 주식 확보 경쟁 예상되며 주가 10%↑



증권가 "SM 전망 밝다"...일각선 "단기 이슈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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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최근 에스엠(SM)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가 SM의 지분을 매입하며 2대 주주에 오르자, 현 SM 경영진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각 증권사에서도 SM의 목표주가를 차례로 상향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양측이 공격적으로 주식 매입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향후 경영진 측이 승리할 경우 주주 친화 정책과 카카오와의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는 만큼 추가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단기 이슈에 불과하고, 이 프로듀서 측이 승리할 경우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M의 주가는 전일 대비 9.54% 상승한 9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상승세를 보이던 SM은 오후 두 시경 카카오가 예상보다 낮은 가격의 지분 투자로 2대 주주에 올랐다는 소식에 하락 전환한 바 있다. 하지만 현 SM 경영진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자, 이날 SM의 주가는 장 개시 후 오전에만 10% 가까이 오르는 등 큰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카카오는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SM의 지분 9.05% 취득을 발표했다. 그러자 최대 주주인 이 프로듀서 측은 이 결정에 반발해 가처분 및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카카오의 지분 취득은 SM의 전체 주식 수를 늘린 후 매입하는 방식인데, 이는 이 프로듀서 측의 지분율은 18.45%에서 16.78%로 희석된다. 현재 이 프로듀서 측은 상법 및 정관상 합당한 이유 없이 회사 지배권에 변동을 주기 위해 이뤄지는 신주 발행 등은 위법이라고 주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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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에스엠 주가 추이.


이제 막 경영권 분쟁의 막이 올랐지만, SM의 주가는 큰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장사의 경영권 분쟁은 주가에 호재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대주주가 조금이라도 주식을 더 매입하려고 하는데, 이 때문에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부양하는 것이다. 과거 금호석유, 한진칼, 롯데 그룹 등에서 경영권 분쟁이 심화했을 때도 주가가 크게 들썩인 바 있다.

이번 SM 경영권 분쟁 역시 소액주주들의 지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프로듀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 등 이사진들이 올해 3월 26일부로 임기를 마치기 때문이다. 즉 이번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주주총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약 70%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이 경영권 분쟁 ‘1차전’의 캐스팅 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프로듀서 측이 약 23%, SM 경영진 측이 약 15%의 지분을 확보해 어느 한 쪽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

▲카카오 CI.


단 장기적인 주주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현 SM 경영진 측의 승리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SM 경영진들은 SM 지분 1.1%를 확보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이 제기한 개선안을 받아들여 이 프로듀서 체제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하는 등 주주 친화적 행보를 보여왔다. 또한 카카오의 SM 2대 주주 지위가 인정될 경우 협업체제를 통한 성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카카오 산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을 제외하고도 여러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주력 자회사로 뒀으며, 시장 점유율이 높은 카카오 플랫폼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증권사들도 카카오의 SM 2대 주주 등극 및 경영권 분쟁을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최근 메리츠증권(9만원→10만5000원), 다올투자증권(10만2000원→12만원), 삼성증권(10만4000원→12만4000원), 현대차증권(7만6000원→8만7000원) 등이 SM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의 K-팝 사업이 메이저 규모에 근접함에 따라 SM과의 협업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된다"며 "카카오엔터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는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카카오가 SM의 지분 추가 매입을 추진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단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 상승은 실적보다 기대감에 의한 것인 만큼, 언제 거품이 걷힐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프로듀서 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경우 주주환원 및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며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SM 경영진 측의 최근 주주 친화 성향을 고려하면 올해 주총 안건들이 이 프로듀서 뜻대로 흘러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단 이 프로듀서 측이 제기할 가처분 및 소송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현시점 SM 투자 시 깊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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