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강남본사 사옥.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KB손해보험이 올해 KB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KB증권을 제치고 순이익 1위에 올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투자영업손익 증가, 보장성보험 판매 호조 등 삼박자가 고루 맞아떨어진 결과다. 특히 재무통인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이 보험 본연의 이익 체력 회복을 위해 주력한 것이 KB손보는 물론 KB금융지주 내 비은행부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이익 5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8% 증가했다. KB금융 내 순이익 규모를 보면 KB국민은행(2조9960억원)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성과다.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5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린 곳은 KB손보가 유일했다. KB손보에 이어 KB국민카드(3786억원), 푸르덴셜생명(2503억원), KB캐피탈(2171억원), KB증권(2063억원), KB부동산신탁(677억원) 순이었다. 이 중 KB증권은 주식시장 침체, 시장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65%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 KB증권의 부진을 KB손해보험이 상쇄함에 따라 KB금융의 연간 비은행부문 수수료이익 비중은 66.7%로 전년(67%)과 유사했다.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 |
KB손보가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보험 및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 투자영업이익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 비중을 꾸준히 줄이는 한편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는 식의 경영전략도 주효했다.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치며 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김기환 사장이 2021년 1월 취임 이후 중장기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집중한 것이 이러한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세부 실적을 보면 투자영업이익 증가가 단연 눈에 띈다. 지난해 투자영업이익은 1조1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 증가했다.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원화채권, 현금 및 예치금 비중을 늘리는 한편 주식 비중은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한 결과다.
보장성보험 중에서는 작년 2월 출시한 ‘KB 금쪽같은 자녀보험’ 활약이 두드러졌다. 육아 멘토인 오은영 박사를 모델로 내세운 해당 보험은 지난해 12월 신규 판매 건수만 전년 평균 대비 약 80% 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손해율은 전년 대비 2.4%포인트(p) 하락한 82.5%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해 부동산 5곳을 매각하면서 세후 약 1570억원의 일회성 이익도 반영됐다. 다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순이익이 약 21.9% 늘면서 견조한 이익 체력 회복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손보는 올해도 자녀보험을 비롯해 유병자보험, 운전자보험 등 보장성보험에 집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요양사업, 헬스케어 등 신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16년 요양서비스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해 위례 빌리지, 서초 빌리지 등 요양시설을 운영 중이다.
KB손보의 또 다른 자회사인 KB헬스케어는 아워홈 등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기업간거래(B2B)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KB손보 측은 "전체 원수보험료 가운데 저축성보험 비중이 2.3%에 불과할 정도로 저축성보험 비중은 줄이면서 보험 본연의 목적인 보장성보험은 계속해서 판매를 늘리고 있다"며 "요양사업, 헬스케어와 같은 신사업 역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