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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적자 전환에 당일 해고 구설까지…12년 공들인 ‘쿠키성’의 몰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02 15:20
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 CI.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쿠키런 지식재산권(IP)으로 만든 신작이 흥행에 성공하며 성장가도를 달리던 게임사 ‘데브시스터즈’가 구설에 휘말렸다. 최근 일부 프로젝트를 종료하며 직원들을 당일 해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쿠키런’ 왕국 세운 데브시스터즈에 무슨 일?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가 회사의 일부 프로젝트를 철수하며 담당 직원 40여 명에게 당일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플랫폼 ‘블라인드’에는 "회사가 1월 30일 오후 1시께 일부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한 후 오후 6시까지 장비를 반납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오후 5시 40분 업무용 사내 메신저 계정을 폐쇄하고, 오후 5시 50분 전사 메일로 조직개편을 통보했다"며 "이미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해당 공지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회사는 "사업 철수 과정에서 빚어진 오해"라고 해명했다. 사업을 철수하면서 해당 직원들에게 계열사 내 다른 조직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안내하고 있다는 것. 회사의 해명에도 데브시스터즈를 향한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데브시스터즈 어떤 회사기에?


데브시스터즈는 2009년 모바일 게임 오븐브레이크로 ‘쿠키런’ IP를 선보이며 성장한 회사다. 2013년 4월 출시한 ‘쿠키런 for kakao’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201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오늘날의 데브시스터즈를 만든 건 2021년 1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쿠키런: 킹덤’이다. 이 게임은 출시된 후 국내 구글 플레이에서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앱스토어와 원스토어에서는 1위를 장식했다. 2020년 4분기만 해도 52억원의 적자를 냈던 이 회사는 ‘쿠키런: 킹덤’이 출시된 이듬해 1분기 23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스타 기업이 된 데브시스터즈는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데브시스터즈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자료에 따르면 연결 기준 2021년 3분기 615명이었던 인원은 2022년 3분기 859명까지 불어났다.


◇ 적자 전환에 결국…쿠키 왕국, 이미지 ‘타격’ 불가피


고정비가 커졌지만, ‘쿠키런: 킹덤’의 하향 안정화와 신작 가뭄으로 매출 성장은 더뎠다. 결국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1분기 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2분기 22억원, 3분기 38억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에선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 킹덤’의 매출 하향에 따른 실적 감소로 조직 개편 및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조만간 나올 지난해 연간 실적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보니 그동안 공격적으로 확장한 사업 일부를 정리하고 인력 효율화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데브시스터즈가 조직개편 과정에서 실정법을 위반하진 않았더라도, 회사를 향한 도덕적인 지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그 여전함이 환장스럽다. 이런 일에 분명히 대응하려고 국회의원이 됐다"며 "사측의 설명을 기다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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