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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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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해외건설 수주 ‘비상’…500억달러 목표 신기루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30 14:44

‘킹달러’ 기회라더니…1400원대 고점 이후 1220원대 급락



해외건설기업 환율 하락 시 가격경쟁력·환차손 불가피



이달 해외건설 수주금액 전년 동월比 83% 급감 기록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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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며 해외건설기업의 수주경쟁력 및 환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윤석열 정부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건설 500억 달러 수주’ 목표를 야심차게 내세웠지만 예상보다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해외건설기업 수주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와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29.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시가 기준 122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월 중순 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서 해외 건설업계에선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심화로 지난해 10월부터 1400원대까지 올라 이른바 ‘킹달러’ 시대가 도래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맞춰 정부는 국내 주택시장 침체 및 고환율·고유가라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해외건설 수주 영향력을 키울 것을 강조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 역시 해외건설 수주지원에 나설 때마다 정부의 ‘해외건설 500억 달러 달성’을 주요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인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에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돼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업계는 미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되고 달러 대비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 해외건설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될 수 박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난해 달러가 강세일 때 계약한 사업장은 환율이 하락할 시 들어오는 기성금(공사를 한 만큼 계산해서 주는 돈)에 대한 환 손실도 빗겨갈 수 없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시중은행 및 증권사 등 다수 기관들은 2023년 1분기를 비롯한 상반기 1300원대 ‘상고하저’ 흐름을 전망했지만 예상보다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각 사에 따르면 먼저 국민은행은 1분기 1335원, 하나은행 1330원, 우리은행 1400원, 신한은행은 1330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증권사는 KB증권이 1405원, 신한투자증권이 연 평균 1400원, 연구소에선 한국금융연구원이 연 평균 1360원, 하나금융연구소는 연 평균 1370원을 전망했다.

환율이 떨어지면 기본적으로 가격에서 밀려 수주경쟁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해외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재나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보다 낮아 환율에 대한 리스크는 이전보다 좀 나아진 면이 있지만, 기업들의 가격 경쟁이 1~2%에서 오가다 보니 환율이 하락하는 것엔 예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은 신규 수주 경쟁 외에도 기존 공사에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다. 건설업계에선 선급금을 제외하고 공사가 완료된 부분에 대해서만 기성금을 청구할 수 있는데, 기성금을 수금할 당시에 환율이 떨어져 있으면 환 손실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기업 1월(30일 기준) 총괄계약 현황(해외건설협회)
계약액 순위기업 명2022년 1월 1일~30일2023년 1월 1일~30일
공사건수계약액(천 미불)건수계약액
총계총 64건3,469,96162596,728
1삼성물산08,5371193,692
2일진전기00164,764
3롯데건설21,417,259054,403
4도화엔지니어링957,105753,124
5한미글로벌00337,757
6현대중공업00127,432
7벽산엔지니어링286,020123,994
8GS건설118,583121,884
9현대건설01,573118,130
10벽산파워00214,212
11에스지씨이테크00012,931
12포스코건설019,740011,618
13탑인프라0018,549
14현대엔지니어링1759,45607,859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보통 환 리스크는 늘 계획하고 있기에 환율이 급격히 오르거나 내리거나 관계없이 환 리스크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공사비를 수금할 때 환 손실은 당연히 있고, 환율 하락은 분명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한편 해외건설협회의 이달 해외건설 수주현황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 1월 34억6996만1000 달러보다(2023년 1월1일부터 30일 기준) 28억7323만3000 달러 적은 5억9672만8000 달러(전년比 -83%)를 기록 중에 있다. 공사 건수는 지난해 1월 64건에서 62건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금액에서 갈린 것이다.

관련해 주요 건설사 중 삼성물산이 이달 1억9369만2000 달러, 롯데건설이 5440만3000 달러, 도화엔지니어링이 5312만4000 달러, 한미글로벌이 3775만7000 달러, GS건설이 2188만4000 달러, 현대건설이 1813만 달러, 포스코건설이 1161만8000 달러, 현대엔지니어링이 785만9000 달러의 수주고를 올리는 중이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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