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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 SSG 푸드마켓 지하 1층에 위치한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에서 판매하는 대안육 제품 모습. 사진=조하니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비건(식품성 식품)과 논비건(동물성 식품) 구분 없이 모두의 입맛에 맞게 메뉴를 고를 수 있는 대안육 레스토랑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6일 문을 연 서울 강남구 청담동 SSG 푸드마켓 지하 1층 소재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The better Vecchia & nuovo)’가 비건·논비건의 소모성 논란을 없애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화제의 레스토랑이다.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는 신세계푸드의 자체 이탈리안 레스토랑 브랜드 ‘베키아에누보’ 청담점을 새롭게 단장한 매장이다. 신세계푸드의 대안육 ‘베러 미트(Better Meat)’를 활용한 레시피를 접목해 비건과 논비건의 음식 화합을 추구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힌 것이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의 핵심이다.
지난해 하반기 동안 신세계푸드가 서울 강남구에서 운영했던 식물성 정육점 ‘더 베러’ 팝업스토어의 인기를 이어가고자 정규 매장으로 선보이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간 더 베러 팝업스토어의 누적 방문객 수는 1만3000여명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임시영업을 끝난 뒤에도 고객들의 재개장 요청이 잇따를 정도로 비건식품의 수요가 높았다.
신세계푸드는 재개장 여부를 고민한 끝에 서울·대구·대전 등 3개 지역의 베키아에누보 매장 가운데 젊은층 이용률이 가장 높은 청담점을 비건과 논비건의 대안육 매장 첫 거점으로 삼기로 하고 이름도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로 바꿔 이번에 선보였다.
◇취향 따라 일반식·대안육·식물성 메뉴 선택 가능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메뉴는 △비건·논비건 일반서양식(V&N original menu) △식물성 재료만 넣은 음식(Plant-based) △베러 미트를 사용한 음식 등 총 3가지로 구성됐다. 채식인이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파스타·파니니·샐러드 등을 비롯해 100% 식물성 재료만 사용한 메뉴, 베러 미트로 육류를 대체한 메뉴까지 약 20여종의 서양식 음식들을 판매한다.
26일 기념행사에 선보인 메뉴들은 △카포나타 미트볼 파스타 △슁켄 피렌체 샌드위치 △코코넛 밀크(대체 우유) 3가지였다. 카포나타 미트볼 파스타에는 베러미트 민스(다짐육)로 만든 미트볼이 들어갔다.
기자가 시식해 보니 고기 미트볼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부드러운 식감뿐 아니라 새콤달콤한 카포나타(caponata) 소스가 대안육 특유의 향을 눌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베러미트 슁켄(Schinken, 햄)을 넣은 슁켄 피렌체는 삼삼한 햄의 맛이 빵과 모짜렐라 치즈, 토마토, 아보카도와 잘 어우러졌다. 햄의 짭조름함이 덜한 점을 제외하면 모르고 먹을 경우 일반 샌드위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우유인 ‘오트 밀크’를 활용한 코코넛 밀크 역시 별미였다. 고소한 오트의 풍미와 함께 이국적인 코코넛 향이 입 안 전체에 퍼져 단 숨에 잔을 비어냈다.
메뉴판에 음식마다 비건·논비건의 별도 표시를 해둔 점도 인상 깊었다. 재료별 차이에 따른 소비자 혼동을 줄이기 위해 ‘VN’·‘P’·‘Better Meat’를 친절하게 적어둔 것이다.
이밖에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테이크아웃 서비스도 실시하며, 이를 이용하면 전 메뉴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베키아에누보 메인 메뉴 가격은 1만원대 후반에서 2만원대 후반이며, 음식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음료 한 잔의 가격은 최대 1만원대 초반대다. 맥주·와인으로 구성된 주류 가격은 잔(Glass), 보틀(Bottle) 등 유형에 따라 최저 1만원부터 최대 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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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 미트를 활용한 ‘슁켄 피렌체 샌드위치’. 사진=조하니 기자 |
◇"베러 미트 경험 높인다"…매장 확대 주력
신세계푸드는 베러 미트의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취지에 따라 오픈 키친(Kitchen, 주방) 앞 코너에서 베러 미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앞서 더 베러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였던 ‘식물성 런천 캔햄’과 슬라이스 햄 ‘콜드컷’, 다짐육 형태의 ‘베러 미트 민스’, ‘미트볼’까지 여러 종류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더 베러 운영 당시 제품 활용도가 높은 원물 상품 중심으로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면서 "특히, 샌드위치에 사용되는 콜드컷 햄은 보관하기 편리하게 진공포장 형태로 소분돼 있어 외식업주들도 사가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베러 미트 제품만 파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의 비건식품 전문업체 ‘바이오라이프(Violife)’의 슬라이스·크리미·블록 치즈도 판매하는 등 자사 제품이 아니어도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주는 다양한 식물성 제품도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한편, 신세계푸드의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개장으로 식물성 식품 레스토랑의 경쟁도 불붙을 전망이다. 지난해 5월 농심과 풀무원이 각각 100% 식물성 메뉴만을 내세운 비건 레스토랑을 선보였다면, 신세계푸드는 기존 매장에 대안육을 접목한 ‘채식 친화형’ 매장을 출점시켜 비건 매장의 확대와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는 무엇보다 고객들이 베러 미트를 맛볼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는 측면"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는 기간이 한정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기보다 매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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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 SSG 푸드마켓 지하 1층 소재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내부 전경. 사진=조하니 기자 |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