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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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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지는 해운시황… '폐선량'에 명운 갈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25 15:35

3년간 전체 선복량 29%·750만TEU 신조선 쏟아져



환경규제에 따른 '폐선량'이 해운시장 개선 '열쇠'

해운

▲해운 시장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업계는 선박 폐선량이 시황 개선에 관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HMM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각종 지표가 하락하며 해운시장에도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시장에 투입되는 선박은 크게 늘어나는 데 반해, 물동량은 제자리 걸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해운 시황 개선의 키(Key)는 ‘폐선량’이 쥐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20일 기준 1029.75를 기록했다. SCFI는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운송시장 15개 항로의 스팟 운임을 반영한 수치다. 지난해 1월 최고점(5109.60)을 기록하고 지속 우하향하고 있다. SCFI는 매주 금요일에 발표되는데 오는 27일 1000선이 붕괴되면 이는 2020년 6월 이후 31개월 만이다.

해운운임지수가 낮아지는 주요 원인은 수요(물동량)보다 공급(선복량)이 많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의 영향으로 지난 2년간 유래 없는 활황을 맞고, 선주들은 조선소에 새로운 선박을 대거 발주했다. 향후 3년간 현존 선대의 약 29%에 해당하는 75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선박이 쏟아질 예정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올해 선대 증가율이 7.3%로 물동량 증가율 1.6%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해운 시황 개선은 노후선 폐선량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폐선량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IMO는 올해부터 2050년까지 선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시키는 것이 목표로 환경규제(EEXI/CII)를 실시한다.

에너지효율지수(EEXI)로 총톤수 400t 이상의 현존선은 용량과 속도 대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 감축해야 하며, 탄소집약도 등급제(CII)로 총톤수 5000t 이상의 선박은 2026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연간 2%씩 감축해야 한다. 이에 영국 해운시황 분석기관인 드류리(Drewry)는 환경 규제로 인해 향후 3년간 전 세계 선복량의 10%에 해당하는 선박이 폐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선박은 최대 20∼30년을 운영된 뒤 폐선되는데, 이때 선박 운영으로 인한 기대수익 대비 기관 노후로 인한 연비 감소 정도, 폐선 시 수령할 수 있는 고철(스크랩) 가격, 기타 정비에 필요한 부대비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지난 2년간은 해당 요인들을 뛰어넘는 고운임이 유지되며, 지난 2021∼2022년 컨테이너선의 폐선량이 거의 ‘제로’에 수렴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 시장에 투입되는 선박의 수가 크게 늘어난 반면, 물동량은 증가하지 않아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세계 경기 회복으로 인한 물동량 증가와 IMO의 환경규제로 폐선되는 선박이 크게 늘어야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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