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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과반 노조 출현에…떨고 있는 IT업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2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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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CI.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이 과반 노조 달성을 예고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과반 노조로 인정되면 회사 전체 노동자들을 대신해 사측과 단체교섭에 나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특히 국내 IT업계에서 조합원 수 1000명이 넘는 대형 과반 노조는 이번이 처음이라 업계에 미칠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IT업계 첫 대형 과반 노조 탄생 임박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크루 유니언)가 조만간 과반 노조 달성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앞서 크루 유니언은 지난 17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기자설명회를 개최하고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과반 노조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본사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6월 반기보고서 기준 3603명이다. 크루 유니언이 밝힌 조합원 수는 약 1900명으로, 카카오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공동체 조합원 수는 약 4000명에 달한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과반 달성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근로기준법 상 과반 달성 여부는 전체 카카오 임직원 수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IT업계에서 조합원 수 1000명이 넘는 대형 과반 노조가 탄생하는 것은 크루 유니언이 처음이다.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과 한글과컴퓨터, 카카오모빌리티에도 과반 노조가 있지만, 카카오 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

크루 유니언이 과반 노조로 인정되면 회사 전체 노동자들을 대신해 카카오와 단체교섭에 나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주요 교섭대상은 임금 및 근로조건에 관련한 사항이 포함된다.

◇ IT업계 장점 퇴색하나…경영책임 따져묻는 노조

크루 유니언이 공식적으로 과반 노조가 되면 카카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미 크루 유니언은 사측을 상대로 단체교섭권을 적용받고 있지만, 과반 노조의 지위를 얻게되면 노조의 발언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는 IT업계의 특성 상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다른 업계보다 타격을 더 크게 입을 수밖에 없다. 또 업계 특유의 경영 상 빠른 의사결정 등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크루 유니언 측은 이미 지난 간담회에서 카카오의 경영 상 문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가 지적한 사항은 잦은 인수합병(M&A)과 조직 개편, 근무제 변경 등이다. 또 크루 유니언은 경영진의 범위 및 책임 등을 명문화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크루 유니언의 사례로 향후 IT 업계 종사자들의 노조 가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에는 강한 성과주의 탓에 근로자 결집력이 낮았다면, 최근 노조의 단체 행동이 일부 성과를 보이면서 IT업계 종사자들의 노조 가입도 늘어났다. 네이버는 본사 직원 40%가, 넥슨은 직원의 35%가 노조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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