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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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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보금자리론 5% 이자에 무주택자 ‘시큰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2 13:48

금융위, 30일부터 1년 한시 특례보금자리론 적용



고금리 시기지만 2년전 2.55% 대출 대비 부담 여전



전문가들 "무분별 대출 우려…거래절벽 해소엔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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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9억원 이하 주택을 시중금리보다 낮은 4%대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이내 DSR(부채원리금상환비율) 미적용 및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대부분 우대금리를 채우지 못하면 4% 후반대 이자를 감당해야 하고, 또한 지난 2년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주택을 매입한 영끌족은 상환용도로 활용하고 싶지만 추가대출이 나오지 않아 상품 반응이 좋지 않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존의 보금자리론에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을 통합한 1년 한시 운영 특례보금자리론이 예상보다 높은 금리로 인해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껴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30일부터 적용되는 특례보금자리론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시세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소득에 제한 없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기존의 대출상환, 임차보증금 반환 용도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

대출한도 최대 5억원 이내에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기존 보금자리론 80%를 그대로 이어받아 똑같이 80%가 적용된다. 다만 비(非)아파트는 5%포인트(p),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규제지역은 10%p 차감한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최대 60% 내에서만 가능한 대신 DSR은 적용되지 않고, 이 역시 규제지역은 10%p 차감한다.

만기는 10년·15년·20년·30년·40년·50년 6가지다. 만기 40년은 만 39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 만기 50년은 만34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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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특례보금자리론 우대금리 적용안을 발표했으나 대부분이 최하단 3.75%를 적용받기는 힘들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기본금리는 우대형 4.65%에서 4.95%, 일반형은 4.75%에서 5.05%로 나뉘며, 최대 90bp 내 우대금리가 별도로 적용된다. 정부가 지난해 말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4%대 특례보금자리론을 발표했지만, 우대금리를 적용받지 못할 경우 4% 후반대에서 최대 5% 금리가 적용되자 시장에선 실망하는 분위기 역력하다.

특히 6000만원 이하 저소득청년이거나 사회적배려층, 신혼가구,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는 모든 우대금리를 적용받아야 그나마 3% 후반대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최하단은 하늘의 별따기다.

신혼부부 무주택자 A씨는 "DSR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많은 대출이 가능해졌지만, 2년 전 보금자리론 대출이 30년 만기 2.55%였던 것과 비교하면 특례보금자리론도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고금리다"며 "굳이 이 금리로 아파트를 구입할 바엔 좀 더 금리가 낮아지길 기대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 같다. 오히려 신혼부부들에게 전세자금 대출이자를 낮춰주는 방안이 나왔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5% 고정금리 대출 신청에 신중한 모양새다. 마침 지난 11일 우리은행은 부동산 금융상품 우대금리 항목과 우대율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금리를 인하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주담대 대출 변동금리가 연 7.3%~8.11%에서 7%대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같이 금리는 한 번 고점을 찍으면 계속 인하하는 추세가 있어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매도자는 좀 더 관망해야 한다는 것에 설득력이 생기고 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에서 무주택자는 추후 갈아타기 부담이 없고, 1주택자는 상환용도로 적합하다는 것이 그나마 장점이다. 기존 주담대 7~8%대 1주택자들이 상환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끌족들의 한도 상단은 채울 수 없고 추가 대출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아쉽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이번 상품은 시기 적절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담대 7%인 현 시점에서의 대안으로 적절하고, 여전히 금리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4%대 고정금리 상품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며 "DSR이 미적용이라 무리하게 대출받는 부분이 우려가 되긴 하지만 거래절벽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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