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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가계대출 줄었다지만...추가 금리인상은 '공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2 15:44

작년 가계대출 2.6조 감소, 18년만에 처음

기업대출은 104조 불어...2020년과 비슷



금리 0.25%p 인상시 차주1인당 연이자 16.4만↑

중소기업·자영업자 한계 내몰릴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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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은행 대출창구.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지난해 가파른 금리인상 등에 은행권 가계대출이 18년 만에 줄었다. 기준금리는 2021년 8월부터 시작해 지난해 11월까지 2.75%포인트나 올랐다. 지난해 가계대출은 줄었으나 주택담보대출은 성장세를 지속했고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도 여전히 1000조원이 넘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대출도 지난해 한 해 104조원이 불었다. 13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차주들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10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조6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4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1년 동안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20조원 불었는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2조8000억원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졌고 가계대출 관련 규제도 지속되면서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2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3000억원 늘었다. 12월 기준 속보치 작성(2004년 1월) 이후 증감액이 두 번째로 작다. 기타대출은 2조8000억원이 감소해 12월 기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은행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8조7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처음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27조원 늘었는데 기타대출이 35조6000억원 줄었다.

은행 기업대출은 증가했다. 지난해 말 잔액은 1170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4조6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은 2021년(89조3000억원) 대비 15조원 이상 많고,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2020년(107조4000억원)과 비슷하다.

기업대출은 12월 중에는 9조4000억원 줄었다. 기업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 등을 위한 일시 상환,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인 요인에 기인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이 13일 열리는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만큼 차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3.25%인데 한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경우 3.5%까지 높아진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4000원이 더 커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하면 13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추가 인상되면 한은이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 높인 셈이라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96만8000원이 더 늘어난다. 단 최근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어 커지는 이자 부담액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

기업들 부담도 커진다. 기업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많은 데다 코로나19 이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의 위기감이 크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81%로 높다.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46%로 거의 절반 수준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지면 사업체를 닫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지난해 9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중소기업 한계기업은 2021년 2372개사로 2019년 1891개사 대비 25.4% 늘었다. 중견·대기업의 한계기업 수가 같은 기간 389개사에서 449개사로 15.4%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 폭이 크다.

개인사업자들의 경우 다중채무자가 다수인 만큼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지면 채무불이행 사태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금융사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만 금리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금융사의 리스크 위험도 커진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 차주들의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은행들도 올해 리스크 관리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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