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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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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바이오, 1조6천억 기술수출 '대박 명맥 살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5 15:12

美암젠에 항체-약물 접합체 이전…상용화 로열티는 별도



에이비엘바이오 1조3천억 이후 부진했던 기술수출에 단비



암세표 표적 약물전달 부작용 축소…항암수출 실적 최대

레고켐바이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사진=레고켐바이오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이로써 올 한해 주춤했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에 막바지 단비와 같은 희소식을 전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 미국 암젠에 5개 표적단백질을 대상으로 하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원천기술을 이전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총 계약금액은 1조6050억원이며 향후 제품화 성공시 별도의 로열티를 받는다. 선급금과 개발단계별 마일스톤 등 구체적인 금액 규모는 두 회사 합의에 따라 비공개이며 계약 체결 후 45일 이내에 암젠이 레고켐바이오에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이전 계약 금액으로 최대 규모이며 신약 개발이 까다로운 항암 분야의 기술수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DC 기술은 면역세포인 항체에 약물을 붙여 암세포를 정확하게 찾아가도록 하는 약물전달기술의 하나로 탈모, 백혈구 감소 등 정상 세포까지 약화시키는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ADC 기반 항암제 개발 경쟁이 뜨거우며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올해 약 7조50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약 16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국내 바이오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퇴행성 뇌질환 신약 ‘ABL301’에 대해 사노피에 1조3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켜 올 한해 K-바이오 기술수출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그러나 올해 전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은 지난 19일까지 총 4조3000억원으로 지난 2년간에 비해 저조함을 면치 못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은 지난 2020년 처음 10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1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지난해에 비해 수출액이 60% 이상 감소했고 기술수출 계약 건수도 지난해 총 34건에서 올해 지난 19일까지 14건으로 줄었다.

업계는 코로나 기간동안 글로벌 임상 수행이 차질을 겪었을 뿐 아니라 다국적 제약사들이 올 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신약개발 포트폴리오 재정비로 장기간 개발과정이 필요한 기술도입(라이선스 인)보다는 개발을 거의 완료한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전략에 치중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한미약품 ‘롤론티스’)와 국산 35호(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 36호(대웅제약 ‘엔블로정’) 신약의 잇따른 탄생 등 기술력이 높아지는 만큼 새해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제약바이오 기술수출도 회복세를 되찾길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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