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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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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패권시대, 호주를 주목하라] 미래 핵심 먹거리 보고…韓 기업엔 '기회의 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1 09:00

자원 무기화 치열…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안보로 연결



호주, 핵심광물 보유국으로 전 세계 공급망 우위 선점 모색



글로벌 기업 투자 이끌고자 지원책 마련 고심



호주 산업계도 미래 성장원 발굴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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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북준주 다윈항에 자리한 LNG 저장시설 제공= 호주 북준주


[에너지경제신문 호주= 김아름 기자] 세계 주요국들의 자원 무기화 경쟁이 전개되는 가운데 남반구에 자리한 7억7412만2000㏊의 광활한 대륙, 오스트레일리아(호주)가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자원 개발 환경이 급변하면서 배터리 소재 등 미래 먹거리의 핵심 원재료들이 가득 자리하고 있기 때문.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그간 중국에 치우쳐 있던 공급망에서 벗어나고자 ‘자원부국’ 호주에 주목하고 있다.

호주는 채굴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자국에서 진행, 자체 핵심광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에 다양한 지원을 약속하며 투자 유치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 호주, 리튬 1위·니켈, 코발트 2위 매장량 자랑…핵심광물 풍부

호주는 자원 부문이 자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을 토대로, 오는 2030년까지 세계 핵심광물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코트라가 발표한 호주 산업과학자원부의 분기별 자원 및 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자원 및 에너지 수출 매출 규모는 2021-2022년 4050억 호주달러로 추산되고 있으며 2022-2023년 4190억 호주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이 예상했다.

현재 호주가 보유한 핵심광물 지표를 살펴보면 리튬은 2021년 기준 세계 1위 리튬 생산·수출국이다. 총생산량만 5만5000t으로 전 세계 리튬 생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니켈의 경우 인도네시아에 이어 매장량 2위 국가로 전 세계 매장량의 22%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코발트 역시 보유국 중 2위로 전 세계 매장량의 20%를 갖고 있다. 현재 이들의 생산량이 각각 6%, 3% 정도에 그치고 있어, 생산량이 증가에 따라 향후 주요 공급국으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 호주, ‘채굴에서 제조까지’ 원스톱 체계 구축 목표로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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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다윈 LNG 탱크시설, Tianqi Lithium의 Kwinana Lithium Hydroxide Refiner 공장, Fortescue Future industries 산업장 제공=각 사


호주 정부는 핵심광물을 기반으로 △안정적이며 견고한 공급망 지원 △전문적 기량·기술·선진적 제조업 역량 강화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대표적으로 호주 정부 산하의 무역·투자 촉진기관인 호주무역투자대표부(Austrade)는 핵심광물 분야 상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한국 및 글로벌 기업들과의 매칭을 진행하고 있다. 앨빈 달마이다(Alvin D’Almaida) 호주무역투자대표부 자원 및 에너지 팀장은 "특히 △생산물 공급계약 대출 지원 △호주 내 그린필드 투자 유치 △핵심광물 하류 분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닉 프랑크함(Nick Frankham) 호주수출금융(EFA) 대외협력 과장 역시 "EFA가 호주 수출업자 공급망의 상업적 금융 지원은 물론, 호주에 국익이 되는 해외 인프라에도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각 주(州)별 지원도 활발하다. 서호주주(WA)는 전통적인 상류산업에서 벗어나 하류산업까지 개발시키고자 투자 유치에 뛰어들고 있다. 리사 놀란(Lisa Nolan) 서호주 투자무역청(Invest & Trade WA) 고객서비스 과장은 "서호주는 전통적으로 1차 산업 쪽이 강한 지역이나 지금은 다운 스트림, 즉 하류산업 쪽으로 투자를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에 핵심광물 부문의 경우 단순히 원광을 파는 수준을 넘어 (서호주 내에서) 배터리에 들어가는 재료들로 가공을 하는 단계까지 유치하고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교역에 대해 "(서호주와) 한국이 교역 관계를 통합할 때 여러 산업 부문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그간 한국과 서호주 투자 관계가 광업, 에너지 바탕으로 꾸려졌다면 향후엔 재생, 그린철강. 배터리 등 핵심광물이 주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준주(NT)도 넓은 면적과 풍부한 자원 및 교통 인프라를 게임 체인저로 내세우며 투자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실제 북준주는 호주 국토 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나 인구는 호주 전체의 1% 수준 정도다. 광활한 영토에 비해 인구수가 적다 보니 대규모 재생 수소 프로젝트나 핵심 광물 정제·가공에 굉장히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적도 부근에 자리하고 있어 어떤 대륙보다 평당 일조량이 높은 것은 물론, 도로와 철도, 가스관, 용수 등이 풍부하다. 반면 현재 다양한 광종을 보유하고 있으나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

이에 북준주 정부는 공급망 편입에 높은 기대감을 갖고 총괄역, 대형 프로젝트, 세부 사업 담당 등 3명의 총경 체제를 운영, 주 장관에게 즉각 보고해 관련 업무를 빠르게 진행 및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또한 1억8900만호주달러 규모의 지역 일자리펀드를 비롯해 인프라 투자 펀드(NAIF) 등을 통해 대출, 보조금 등 금융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인력 부족 부분에 대해선 북준주 대학들과 협력해 유학생을 유치하거나, 여러 지역 이민자를 정착시키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북준주 주민의 3분의 1이 원주민인 것을 고려, 이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교육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 호주 산업계, 수소·배터리 부문 경쟁력 제고에 광폭행보


ATCO는 서호주주 퍼스 지역에서 80만 고객사를 대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업체다. 천연가스 생산에 필요한 동력원부터 태양광을 활용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지붕 위에 300kw 규모 태양광 설비를 설치, 발전해 시설 운영에 쓰고 잔여 전력은 500kw 용량 배터리에 저장한다. 남은 전력으로는 200kw 용량 전해조 설비를 통해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수소는 천연가스 공급망에 10% 혼입해 온수용, 가전기구용으로 사용하는 실험에 사용되고 있다.

ATCO는 수소 혼입으로 메탄 발생을 줄이면서 탈(脫)탄소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티븐 그린 ATCO사 회장은 선제적으로 수소 혼입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고객사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과제로 재생 수소 비용을 낮추기 위한 기술 발전"을 짚었다.

BHP는 철광석, 석탄 등을 주로 생산해온 세계 최대 광물업체로, 현재 에너지 전환에 핵심인 니켈에 주목하며 생산에 나선 상태다. BHP는 니켈 생산에 있어 채굴, 정제, 제련, 처리까지 모두 한 회사에서 이뤄져 탄소 배출이 비교적 적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드사이드 에너지(Woodside Energy)는 지난해 6월 BHP 패트롤리움을 인수합병하면서 전 세계 10위권의 오일 및 가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엔 신에너지 산업을 회사 3대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짚으며, 2030년까지 50억 호주달러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애버니라(Avenira)는 연간 40만t을 생산하는 전 세계적 비료, 인산염 생산자로, 퀸즐랜드와 다윈 사이의 사업장에 철도 인프라를 구축해 신속 운송에 특화돼 있다. 회사는 내년 1분기 아시아 고객사에 인산염을 첫 출하할 계획을 세웠으며, 기술이 확보될 경우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호주정부, 워클리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2022년 한호 언론교류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보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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