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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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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7억 손절…하락 공포에 휩싸인 집주인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04 10:38

송도서 1년4개월만 약 16억-->9억 손절 포착



투자자들, 더 하락하기 전에 급매물 던져



전문가 “금리안정화까진 지속 하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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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아트윈푸르지오 인근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장기 침체화가 예고되자 집주인들이 ‘패닉셀(공포의 매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었던 송도국제도시에선 최근 1년4개월 만에 약 7억원을 손해보고 매도한 집주인이 있어 부동산업계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아트윈푸르지오 전용 106㎡(39층)를 보유한 집주인이 지난해 7월 15억9500만원에 구입했던 것을 지난달 18일 9억원에 되판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평형의 호가가 최대 16억원까지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금액으로 거래된 것을 알 수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소유주는 등기부등본상 30대 초반 중국인이다.

송도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구매 의지만 보인다면 해당 아파트처럼 네이버부동산 호가로 올라온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매물이 송도에 많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송도에선 다른 단지에서도 최근 최고가 대비 약 3억원 이상 급락한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송도웰카운티3단지 33평은 최고가 9억6000만원에서 지난달 21일 6억6200만원에 거래돼 2억9800만원이나 빠졌다.

송도더샵센트럴시티 31평은 지난 6월 최고가(9억5000만원) 대비 4억8000만원 떨어진 5억7500만원에 지난달 5일 거래됐다.

이와 관련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일 발표한 11월 4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더라도 송도가 속한 연수구 아파트 가격은 -1.11%로 낙폭이 1%대를 넘어섰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금리인상 등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 이어지는 가운데 송도는 2025년까지 공급물량도 넘치다 보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격이 더 크게 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이같이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넘어 급급매물을 내놓으며 공포의 매도를 하는 ‘투매족’이 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마포 염리삼성래미안에서 시세 15억5000만원 아파트가 8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역시 특수관계인 거래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급매물은 곧 시세하락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지난주에도 서울은 -0.52%에서 이번주 -0.56%로 낙폭이 커졌는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중 도봉구 아파트는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인 -0.99%로 낙폭이 1%에 육박하고 있다. 노원구는 -0.95%, 강동구는 -0.87%로 하락폭이 확대되며 하락세가 심화됐다.

노원구 대표 단지인 포레나노원 24평은 지난달 7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최고가(10억5000만원) 대비 27% 떨어졌고, 강북구 두산위브트레지움은 지난 10월 6억8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최고가 대비 19%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해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갭투자로 아파트를 구매한 30대 A씨는 최고가로 매입해 -30% 하락한 가격으로 아파트를 올해 다시 팔기도 했다. 그는 "청약 아파트는 가점이 부족하니 기대할 수 없어 기존 주택을 미리 갭투자로 구매했지만 추락하는 속도가 빨라 최근에 다시 던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급매물을 내놓아 거래가 되면 다행이지만 최근엔 거래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지역 중 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63.9로 직전 64.5에서 또 떨어졌다. 송도가 있는 인천 역시 70.8에서 69.5로 하락하며 지수 70선이 무너진 상태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미만일 경우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적고, 낮을수록 매수세가 약한 상황을 나타낸다.

김 소장은 "지금은 서울 지역조차도 떨어지고 있고 거래량 역시 크게 줄어들고 있으니 기타 지역들은 더하면 더할 것이다"며 "내년 금리인상이 멈출 때나 돼서야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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