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수도권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감정가는 보통 경매로 넘어오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는데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고점이었던 만큼 현재 시세와 미스매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경매로 넘어오는 아파트 물건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해당 단지의 감정가가 시세 대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돼 낙찰률 하락폭이 지속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매에 물건을 내놓은 채권자나 채무자들의 회수 금액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보통 경매에 들어오면 물건이 나오기까지 6개월 정도 소요된다"며 "지난해에 감정됐던 물건은 감정금액이 현 시세보다 상당히 높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기존 매매시장 자체가 거래가 안 되니 경매시장도 여파가 이어져 낙찰가율과 낙찰률 모두 매달 하락 중인데 이렇게 되면 채권자나 채무자들의 금융 회수 금액이 적어져 그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본지가 지지옥션에 요청해 지난달 서울 경매아파트 통계를 확인한 결과 경매진행은 162건, 낙찰은 23건으로 낙찰률 14.2%로 집계됐다. 지난 10월(17.8%)과 9월(22.4%), 8월(36.5%)과 비교해도 상당히 떨어진 수치다.
지난달 기준 서울 경매 아파트 총 감정가는 229억3200만원인데 총 낙찰금액은 191억6117만9331원으로 낙찰가율은 83.6%로 나왔다. 88.6%(10월), 89.7%(9월), 93.7%(8월)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금액으로 낙찰된 것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감정가 자체를 조정하고 경매시장 거래절벽 현상을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다만 이 연구원은 "법원에서는 감정가격을 능동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채권자의 요청에 의해 변경할 수 있는데 보통 감정가격이 낮을 때 재감정이 되지 하락한 시세와 맞추려고 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나온 서초구 방배동 대성유니드 아파트 85㎡는 처음에 감정가 9억9500만원으로 올라왔지만 이번에 15억5000만원으로 감정가를 변경해 입찰했다가 결국 유찰을 겪었다. 내달 11일 12억4000만원으로 경매가 재차 진행될 예정이지만, 현재 같은 평형 호가가 8억5000만원에 나와있기에 앞으로도 몇 차례는 더 유찰될 것으로 판단됐다.
시장에선 낙찰가율 및 낙찰률이 지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그럼에도 기존 주택보다 경매시장에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주택시장 전반적 하락기에선 경매 시장에서 매수를 신중이 고민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보통 아파트 경매시장이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지만, 부동산시장이 하락기에 있고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잘 검토해야 한다"며 "단순히 저렴하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되고 집을 구매하고 싶은 수요자들은 임장 활동을 통해 입지, 주변 시세, 상승 여력 여부 등 신중하게 검토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