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목동신시가지7단지 사이로 주상복합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목동 집값은 전체적으로 너무 많이 올라있습니다. 때문에 목동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으며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도 거래량이 뚜렷하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목동 내 A 공인중인개업소 대표)
3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서울 노른자땅 대단지 목동 재건축 사업이 최근 서울시 승인을 얻으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시장 반응이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목동택지개발사업은 이달 초 제1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결정안이 수정 가결됐다.
이로써 목동 아파트 일대 436만8463㎡는 최고 35층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며 가구수는 현재 목동아파트 1~14단지 총 2만6629가구의 2배가량인 5만3000여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다만 이러한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목동아파트에 대한 부동산 시장 반응은 조용하기만 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면적 121㎡는 지난 4월 이후 체결된 매매거래가 단 한건도 없다. 7단지는 목동 재건축 아파트 중 입지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래절벽은 경매시장에서도 이어졌다. 목동 재건축 아파트들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하락세의 영향으로 경매시장에서 연이어 유찰되는 등 굴욕을 겪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남부지법 경매5계에서 진행한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4단지 전용면적 108㎡ 매물은 지난 9월에 이어 2번째로 유찰됐다. 감정가 19억7000만원으로 평가받는 해당 물건은 오는 21일 12억6080만원에 3번째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목동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판매자들은 싸게 팔고 싶어 하지 않고 구매자들은 저점에 사고 싶어 하니 거래가 없을 수밖에 없다. 둘의 갭이 비현실적으로 큰 경우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 |
▲목동신시가지7단지. 사진=김다니엘 기자 |
◇재건축 험로 예고…이제 첫 단추 끼운 격
지금과 같은 목동 아파트 거래절벽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제 막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한 목동 재건축 아파트에 입주하기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목동 내 C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입주 시기가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간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재건축이 확정됐고 나머지는 사소한 문제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여전히 기대감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드디어 됐다.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많다. 이제는 진행속도가 관건이다"며 후련한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재건축 심의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던 것이다. A씨는 이어 "다만 6단지 빼고는 모두 안전진단 2차를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종헌 목동아파트재건축연합회 회장은 "다음주 발표될 국토부 정책이 발표돼야 그 내용에 맞춰 안전진단 문제를 해결하고 정비계획 수리 및 구역지정이 들어갈 수 있다"며 "목동같이 큰 단지는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돼야 그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건축 발표로 인해 6개월~1년 정도 시간을 앞당겼다고 생각되며 족쇄가 풀렸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 목동, 학군·인프라 등 좋은 건 알겠는데…
전문가들은 목동단지 아파트가 당분간 거래는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목동이 좋은 동네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재건축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 시점에서 현 시세를 주고 집을 사고 싶어 하는 수요자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소장은 "대규모 재건축 단지는 보통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입주까지 10~15년 정도 걸리는데 수요자들은 그동안 더 떨어지는 시기를 기다리고 있고 집주인들은 물건을 내놓지 않으니 거래가 없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재건축 호재로 인해 예전처럼 집값이 급등하거나 수요자가 몰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소장은 향후 재건축 과정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산 넘어 산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이제부터 불거져 나올 것이다. 안전진단, 조합설립, 건축심의 등 많은 단계가 남아있으며 이로 인한 주민들 간의 밥그릇 싸움도 일어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단계 하나당 보통 2~3년이 걸리니 등산으로 치면 이제 입산 허가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daniel11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