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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도담동 인근 공인중개소 일대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던 세종시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가 됐음에도 잡히지 않고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등 호재가 있었지만 이미 거품이 사라지고 더 이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29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올해 지난 1월3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집계된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취합한 결과 세종시 아파트 올해 누적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10.7%, -14.23% 하락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최근 전국 집값은 금리상승 및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해 지역 구분 없이 전국적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런 가운데 단기급등 지역 중심인 세종지역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선도적으로 하락폭이 가장 많이 커진 실정이다.
급등지역 중 세종과 많이 비교되는 인천이 올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누적이 각각 -6.49%, -8.33%, 세종 인근 지역 대전이 -5.9%, -6.72% 떨어진 것과 비교해도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규제지역에서 완전히 해제됐지만 소위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세종시 매매가격(-0.64%)은 전국에서 인천(-0.83%), 울산(-0.65%) 다음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먼저 매매가격 하락세가 눈에 띈다. 세종시 도담동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급매물이 쌓이고 있으나 수요자들은 여전히 관심이 없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도램14단지한림풀에버는 지난 9월 39평이 10억5000만원(23층)에 거래됐는데 이달 7억4800만원(11층)으로 두 달 만에 3억200만원(약 29%)이 빠졌다.
도램15단지힐스테이트 34평은 지난 5월 7억5000만원(6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11월 5억1500만원에 손바뀜 돼 2억3500만원(약 32%)이 떨어졌다. 현재 급매물도 5억원 초반 대이나 매수 의지만 강하면 더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세종의 다른 지역 사정도 마찬가지다. 다정동에 있는 가온4단지e편한세상푸르지오 전용84㎡는 2년 전 11억200만원 최고가를 찍고 올해 초 8억원대로 떨어지더니 지난 5일 6억27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전세가격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세종시(-0.73%)는 지난 21일 기준 인천(-0.87%), 경기(-0.83%) 지역 다음으로 하락폭이 크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전세가율이다. 세종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50% 미만이다. 부동산원이 지난달 집계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율은 63.8%인데 세종시만 46.7%로 집계됐다. 서울이 60.3%를 기록했고 그 다음으로 낮은 제주(57.9%)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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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도담동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를 통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가장 많은 단지가 있는 도담동 지역을 분석한 결과, 도램9단지풍경채센트럴 37평 매매가격이 지난 5일 8억2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그러나 같은 달 전세는 2억8800만원(3층)에 거래돼 전세가율이 35%밖에 안 됐다.
아울러 도램마을11단지반도유보라 33평도 지난달 매매 실거래가격이 6억1000만원(26층)이었는데 전세 가격은 이달 26일 2억3000만원(12층)으로 전세가율이 38%에 미치지 못했다. 도램17단지미래도포레스트 33평도 지난 9월 매매는 5억5000만원(6층)이었는데 같은달 전세는 1억6500만원(1층)으로 거래돼 전세가율 30%로 집계됐다.
도담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지역에서 완전히 해제된 이후 급매물을 찾는 투자자들이 일부 생겼지만 현재의 급매물에는 만족하지 않는 수준이다"며 "게다가 실거주자보단 투자자가 많은데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차이가 심하다 보니 관심이 더 떨어져 거래가 전혀 안 이뤄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세종시는 전세가율이 상당히 낮은데 이렇게 되면 역전세를 넘어 역월세 현상으로 번질 수 있다"며 "전세가격이 빠지게 되니 매매가격 역시 동반하락 가능성이 커 장기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송 대표는 "지금까지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호재는 과대 해석된 경향이 있어 추후 세종의사당 건립을 두고 ‘V’자 반등을 하진 않을 것이다"며 "내년 하반기에도 주택시장의 지난 2년간 상승률은 기대하기 힘들고 마이너스폭을 줄이는 선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