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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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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파산에 韓 게임사 ‘속앓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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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플라.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글로벌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렸던 국내 게임사들의 사업 확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자체 코인 엑스플라(XPLA, 구 C2X)를 FTX에 상장했던 컴투스홀딩스의 경우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분위기다. FTX가 출금을 막아놓고 있어 XPLA 투자자들이 인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다. 컴투스홀딩스는 투자자 보호 방안을 제시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블록체인 사업을 벌이고 있는 다른 게임사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불똥’이 튀진 않을지 염려하고 있다.

◇ 컴투스홀딩스 "XPLA 투자자 보호 최우선으로"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 등 컴투스그룹은 최근 FTX 거래소의 파산 사태와 관련해 XPLA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거래소 파산으로 인해 코인 발행사가 책임을 질 의무는 없지만, XPLA 투자자들의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컴투스홀딩스는 예비항목으로 발행해둔 XPLA 리저브 물량 2000만개를 FTX 내 투자자들에게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컴투스홀딩스는 이같은 불가피한 상황에 대비해 XPLA 총 토큰 발행량 20억개 가운데 2000만개를 예비물량으로 배정해둔 바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XPLA 생태계 참여자들의 승인을 거쳐야 하고, FTX의 협조 등이 필요해 실제 적용이 가능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컴투스홀딩스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의 공식 자료를 내면서 "회사가 FTX 거래소와 관련해 직접 투자한 바가 없어서 재무적 손실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인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확산하면 비단 가상자산의 가치만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컴투스홀딩스 및 컴투스 주가는 일제히 10% 이상 동반 하락했다.

◇ 업계는 불똥 튈까 ‘전전긍긍’…그래도 블록체인 사업은 "지속 추진"

자체 코인을 발행 중인 다른 게임사들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XPLA처럼 자체 코인을 FTX에 상장한 사례는 없어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자칫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코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FTX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거래소들이 연쇄 파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컴투스그룹 외에 자체 코인을 발행해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한 기업은 위메이드와 넷마블, 네오위즈 등이다.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는 국내 거래소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을 비롯해 엠엑스씨(MEXC), 게이트아이오, 후오비 글로벌, 크립토닷컴, 엘뱅크, 쿠코인, 바이비트, 비트겟, 오케이엑스, 코인엑스, 핫빗, 엘뱅크 등에서 거래 중이다.

넷마블의 마브렉스(MARBLEX)는 국내 거래소 빗썸을 비롯해 글로벌 거래소 게이트아이오, 후오비 글로벌, 인도닥스, MEXC, 비트마트 등에서 거래된다.

네오위즈홀딩스(네오플라이)의 네오핀(NEOPIN)의 경우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거래소 3곳과 후오비 글로벌, MEXC, 게이트 아이오, 비트겟, 비트렉스, 프로비트 글로벌 등 6개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런 일까지 발생해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블록체인 산업 자체의 성장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사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오히려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네오플라이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거래소에 대한 불신으로 가상자산을 개인 지갑으로 옮겨놓는 ‘셀프 커스터디’ 등이 성행하고 있다"라며 "네오핀의 탈중앙화 월렛으로 가상자산 이체가 많아지면서 그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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