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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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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단지 물량 쏟아지는데…미분양 전망, 올 들어 가장 높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9 15:32

이달 미분양 전망 131.4p…올 들어 최고 수준



이달 5만가구 분양 예정…전년비 두 배 증가



정부 규제완화 불구, 집값 하락에 가격 부담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내년 부동산 시장 악화를 우려해 건설사들이 올해 역대급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높은 분양가에 따른 미분양을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분양가 경쟁력을 갖추거나 미분양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발표한 11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이달 미분양 물량 전망은 131.4포인트(p)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산연의 분양전망지수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6일까지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인 주택사업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다. 이들 중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변하는 비율은 매월 늘어나는 추세다. 미분양 전망은 지난달에는 122.7p를, 지난 9월에는 119.7p를 기록했는데 이달에는 한 번에 8.7p가 오르며 130p를 넘어선 것이다.

 

미분양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임에도 이달에만 전국적으로 5만가구가 넘게 공급될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직방은 최근 11월 전국 분양 분석 자료를 통해 이달 69개 단지, 총 가구 수 5만2678가구(일반 분양 4만2096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만4414가구가 분양한 실적과 비교하면 1만8264가구가 더 늘어난 셈이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은 4만2096가구로 지난해보다 1만1626가구가 더 분양될 예정이다.

 

특히 이달에는 재개발·재건축 등 각종 정비사업 중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 분양이 대거 실시되기 때문에 물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1256가구), 서울 중랑구 리버센SK뷰롯데캐슬(1055가구), 경기 광명 철산자이더헤리티지(3084가구) 등이 대표적인 대규모 정비사업 물량이다.

 

예년과 달리 11월에 분양 물량이 집중된 데는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내년 부동산 시장이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영향이 크다. 금리 인상에 따른 건설사들의 자금 압박, 매수 심리 위축 등이 내년이 되면 더 심해질 수 있어서다. 이러한 이유로 기약 없이 분양 일정이 미뤄진 단지들도 공급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각종 규제 완화로 수요자들의 분양 시장 접근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달 실시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신규아파트 중도금 대출 보증이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했고 이달 내로 수도권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전망이 높은 것은 분양가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부동산 냉각기에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고분양가 단지 분양은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연내 일반분양 시행을 계획하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는 조합 희망 분양가가 3.3㎡ 3900만원으로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1억~12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예상 분양가가 10억원을 훌쩍 넘기면서 업계에서는 둔촌주공이 갖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입지를 고려했을 때 둔촌주공은 분양 물량이 부족하던 서울에서 공급되는 단지이기 때문에 충분히 청약에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 시장 상황에서 분양가가 비싸다고 느끼는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에 미분양이 나거나 또는 분양 완판이 되더라도 계약 과정에서 계약을 취소하는 이들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동안 지속적으로 미뤄온 분양 일정이 집중될 경우 앞으로 미분양 물량 전망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미분양을 막을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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