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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한번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벌써 네 번째다. 이러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해 ‘시기 상조’라며 회의적 반응을 내놓았다. 국내 산업계는 이미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로 자금 조달에 부담이 커진 가운데 미국 연준의 이 같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속이 탄다는 반응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00∼3.25%에서 3.75∼4.00%로 0.7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0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산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수요 위축과 원자잿값 상승 등에 자금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한국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만 봐도 무역수지는 67억달러 적자를 냈다. 지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1997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 기간이다.
따라서 이번 금리 인상이 복합위기 국면에 추가적인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내 수출 주력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 내림세를 겪은 가운데 IT 제품 수요 위축에 따른 업황 악화는 가중될 전망이다. 반도체의 10월 수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17.4%나 감소했다.
정유업계와 석유화학, 철강업계 등도 부담을 가득 안게 됐다.
정유사의 경우, 현지에서 원유를 들여와 정유 공정을 거쳐 제품을 내놓기까지 약 두어 달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동안 현금이 묶이다 보니 정유사들은 자금 융통 목적으로 유전스(Usance)라는 채권을 발행한다. 즉, 금리가 오르면 채권 발행으로 인한 이자 부담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철강업계와 석화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 원자재 가격까지 오르고 있어 자칫 수익성 악화를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의 당초 목적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데 있다. 그렇다 보니 수요위축과 경기침체를 동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철강 수요산업의 시황 악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국내 주요 4대 그룹은 물론이고 국내 대표 기업들이 사장단회의를 잇달아 개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며 소극적 행보에 돌입했다.
삼성은 앞서 전자 계열사 사장단과 금융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사장단 회의를 가졌고, LG 역시 최고경영진이 사장단 워크숍을 통해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한화그룹도 석유화학과 에너지 부문 계열사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이미 빠른 금리 인상에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 상태"라며 "이번 미국 연준 발표로 한미 금리 차이가 1.00%포인트 벌어지면서 한국은행도 외국인 자금 유출을 막고자 조만간 ‘빅스텝(0.5%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여 기업들로선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